매일신문

방수영의 일본역사기행-(13) '고려향'이루마군

도쿄에서 기차로 40여분 거리인 간토(關東)지역 사이다마현 이루마(入間)군은 일명 '고려향(高麗鄕)'이라 불린다.

이 지역에는 고려신사, 고려산, 고려천신사, 고려천역, 고려왕 약광(若光)의 묘 등 고구려를 뜻하는 고려라는 명칭이 들어간 유적지와 지명이 부지기수다.

우리 선조들이 일본속에서 예술혼과 기마민족의 투혼을 남긴 것은 제국의 영화를 다시 찾으려는 한가닥 희망의 발로였으리라.

고구려와 관계가 있는 고려신사를 가장 먼저 찾았다.

이 신사에는 일본의 제신(祭神)이 없는데도 일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인적이 끊긴 가라쿠니(韓國)신사나 환단신사(桓檀神社)의 초라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방문객에게 특별한 축제일이냐고 물었더니 일본에서는 축제일이 아니어도 세 살, 다섯 살, 일곱 살 되는 날에는 신사를 찾아 무병을 기원한다고 일러 주었다.

고려신사는 '출세(出世) 신사'라고도 한다.

입간판의 설명을 빌면 나라시대(AD 710~784년) 고려군을 통치한 약광을 제신으로 모신 이 신사는 1천300여년전에 창건돼 관동지방에서 손꼽히는 오래된 신사이다.

옛부터 특별한 영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고, 저명한 정치인들이 참배하고 나서 줄줄이 총리대신이 되자 출세개운의 신으로 숭상받게 됐다고 한다.

정계뿐만 아니라 관.재계, 법조계 인사들과 일반인들의 참배가 줄을 이으면서 연중 축제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다.

신사 바로 옆에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고려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500여년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38평 크기의 초가집으로 제법 웅장했다.

당시 사용하던 농기구 등이 잘 보존돼 있었다.

이 집 소유주는 약광왕의 59대손인 고마스미오(高麗澄雄)씨로 고려신사의 책임 주지이다.

고마(高麗)라는 성을 간직한 그는 한민족의 후예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방수영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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