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이라크 추가파병 재검토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재야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던 파병 재검토 주장이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이 일면서 동조 의원이 늘고 있어 개원을 앞둔 17대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격렬한 내부논란끝에 이라크 추가파병에 동의했던 열린우리당은 소장.개혁성향 의원들 뿐만 아니라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장영달(張永達) 국방위원장,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당 지도부까지 추가파병 재검토로 기울고 있다.
이라크의 상황 악화로 한국군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고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파문으로 파병 명분이 약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평화재건을 할 수 있는 상황인지 정부가 면밀히 조사하고 보고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이라크에 새정부가 들어선 뒤 이라크 정부와 협의해 파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영달 국방위원장도 "우리군의 안전이 전제되지 않은 파병은 할 수 없다"면서 17대 국회에서 이 문제를 재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천정배 의원 역시 "이라크 상황에 변화가 생긴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국가간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하나 재정지원 등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줄곧 파병재검토를 주장해온 소장파들은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추가파병 철회를 본격 거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새 원내대표단이 구성되면 파병시기를 최대한 늦출 것을 요구하는 한편 6월초 국회 개원에 맞춰 '이라크 전후 처리 권한의 유엔 이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고 임종인 당선자도 "당 안팎의 당선자들, 시민과 연대해 파병철회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파병 추진을 고수해온 한나라당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파병 재검토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파병안 재검토를 위한 사유가 합당하다면 여당의 재검토안 제출을 전제로 국회가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7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젊은 생명을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 한미동맹보다 소홀히 취급될 수는 없으며 여당이 재검토안을 내면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은 국회동의까지 거친 국가간의 약속이고 국가의 신뢰가 걸린 문제인 만큼 파병 재검토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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