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가 시대…자동차 시장 명암 뚜렷

올 초부터 이어진 기름값 오름세가 '자동차 시장'의 변화로 직결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 소형차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신차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적게 드는 SUV판매가 급증하는가 하면 올들어 처음으로 지난달 지역 수입차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때문에 차 업계는 가뜩이나 내수 부진이 심각한데 '고유가 사태'로 내수시장이 '한겨울'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180여개 회원사가 가입된 대구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기름값이 연이어 요동친 올들어 4월까지 엑센트.베르나.라노스 등 소형차 판매 비중이 전체 중고차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량 판매가 늘었다.

더욱이 소형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는 사람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이들 차량을 찾는 수요는 오히려 늘어 소형차의 경우, 물량 부족사태를 겪고 있다는 것.

대구자동차매매사업조합 한 관계자는 "1천500cc급 소형차를 갖고 있는 사람이 기름값 상승 등의 이유로 자신의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는 것을 미루는 반면, 보다 경제적인 차를 찾는 수요는 늘어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조합 회원사들이 소형차는 없어 못 팔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차 시장에서 기름값이 저렴한 경유를 사용하는 SUV는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SUV의 승용시장 점유율이 지난달 34.7%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내 승용차 시장의 베스트셀러카였던 현대 EF소나타(6천346대)도 지난달 싼타페(6천445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경유가격은 휘발유가격의 60%대로 경유차가 휘발유에 비해 연비가 다소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도 연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SUV판매는 더욱 늘고 승용차 판매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차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지난달엔 올들어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대수가 전달에 비해 감소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는 지난달 모두 24대의 수입차가 판매돼 3월(36대)에 비해 33% 급락했다.

차 업계는 유가 급등이 계속되면 대형차 판매 감소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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