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혜성병원 어르신환자 소풍 행사

"할머니, 저희랑 같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춰요". "좋지, 그럼 내가 노래 한 곡 뽑을까".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후 경북 성주군 경산리 성밖숲. 화창한 날씨 속에 한마당 잔치가 벌어졌다.

이날 나들이의 주인공은 대구 혜성병원(달서구 이곡동) 요양병동에서 장기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들. 가족들은 있지만 사정상 어버이날을 함께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병원 간호사들과 신당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의 자원봉사도움을 받아 오랜만에 소풍을 나서 흥겨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던 것.

자녀들 대신 직원들로부터 선물받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쑥스러운지 그냥 박수만 치는 등 조금은 서먹서먹한 듯한 분위기. 하지만 직원들의 재롱잔치(?)가 계속되자 그제서야 흥이 돋는 듯 덩실덩실 춤을 추는가 하면 구성진 창까지 멋지게 불러 화답했다.

김정순(71)할머니는 "몸이 성치 않아 나오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함께 나와 바람을 쐬니 정말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 금세 병이 다 나을 것 같다"며 모처럼 함박 웃음을 터트리며 해맑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정해훈(45) 혜성병원 이사장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게 돼 다행"이라며 "다음에는 좀 더 많은 환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알차게 계획을 꾸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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