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혁과 평등의 역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변혁과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망하고 만다는 사실을 (역사에
서)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기획과 집필, 편집에 이르기까지 10년을 쏟아부은 「한국사 이야기」(한길사 刊)
를 최근 22권으로 완간한 역사학자 이이화(李離和.67)씨가 말하는 역사관이다.
선사시대 이후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한국사를 통사형식으로 평이하
게 기술한 이 시리즈는 식민지시대 3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힘으로 나라를
찾겠다(제20권) ▲해방, 그날이 오면(21권) ▲빼앗긴 들에 부는 근대화 바람(22권)
으로써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제22권 마지막을 이이화씨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내고 있다.
"이렇듯 마지막 4년 동안의 전시체제 아래에서 조선의 국민들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생지옥 속에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5년 이후 현대사를 이번 시리즈에서 제외한 까닭에 대해 이씨는 "애초에 계
획을 짤 때 1945년을 하한선으로 삼았다"면서 "해방 이후는 젊은 학자들이 좋은 성
과를 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방 이후 역사 저술에 대한 욕심이 없지는 않은 듯 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 이야기」에) 힘을 쏟았더니, 이제는 진이 다 빠져버
린 기분입니다. 앞으로 시간을 충분히 갖고 기존에 나온 책 내용을 계속 보완 수정
해 나갈 작정입니다. 글쎄요, 주위에서는 자꾸 그러네요. 1945년 이후 역사도 쓰라
고. 좀 시간을 두고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시리즈 완간을 저자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할까?
"한 개인이 쓴 한국통사로는 분량이 가장 많다 그럽디다. 분량이 많다고 해서
자랑할 충분요건이 되지는 못하겠지요. 그렇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 즉, 한국통사
를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는 점 만큼은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기존 다른 한국통사류와의 차별점을 지적해 달라는 주문에 대해서는 "기존 역사
서에서 도외시되던 생활사에 중점을 많이 두고자 했다"면서 "또, 19세기말의 역사는
민중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존 독립운동사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던 좌파 계열의 민
족해방운동사에도 많은 주안점을 두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민간인 학살 규명이라든가, 동학농민운동 관련 특별법 제정 및 고구려사지키기
운동 등 역사와 관련된 각종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이이화씨는 "이런
운동은 올해말까지만 열심히 하고, 내년에는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 (본연의 일인)
역사 저술 작업에 몰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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