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역사적인 헌법재판소의 탄
핵심판일인 14일을 맞아 모두 초조한 분위기속에서 헌재의 최종 심판을 기다렸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기각을 기대하면서 '상생과 화합의 정치'의 계기로 삼자는
분위기가 강했으나 탄핵 발의 주역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우는 기각될 경우의 후
속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등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열린우리당 = 오전 9시30분 영등포당사 2층회의실에서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상임중앙위원회의를 열어 오전 10
시부터 TV로 생중계될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당직자들도 어느때보다 일찍 출근, TV앞에 삼삼오오 모여 탄핵기각을 기대하는
등 긴장된 모습으로 탄핵결정 내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 의장은 회의에 앞서 오전 일찍 당사에 출근, 측근들이 준비한 탄핵심판 결정
후 발표할 '대국민성명' 초고를 다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성명에는 기각을 전제로 "평범한시민과 권위있는 헌법기관의 의견이 일치해 다
행스럽다"며 "앞으로 상생과 화합의 정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
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 여의도 천막당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오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리는 한국발전연구원 초청간담회에 참석한 뒤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등 평소와 다름 없이 당무에 임했다.
그러나 당직자들은 당사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운명의 시각이 다가오고 있다"
며 헌재 판결 이후의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하는 등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헌재의 분위기상 탄핵기각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헌재 판결 이후 조속한 시간에 대국민 사과 등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는 견해
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도 탄핵이 기각될 경우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
과를 포함한 입장표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전 간담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대표는 "결과가 나온 뒤에 얘기하
자"고 입을 닫았다. 진 영(陳 永) 비서실장은 "'헌법재판소는 역사앞에 소수의견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게 대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 헌재의 탄핵 결정 내용보다는 내부 수습 대책과 장기 진로를 모색하
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비상대책위 회의를 가진데 이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
실에서 17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 181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모임을 갖고 당의 결속
을 다졌다.
이정일(李正一) 사무총장은 "헌재의 탄핵심판 내용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것이
고, 그 문제는 헌법재판소와 국민이 판단하고 심판할 일"이라며 "우리로서는 당 내
부를 빨리 수습하고 비록 소수당이지만 충실한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강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노당 = 민주노동당은 탄핵안 가결에 직접 관여돼 있는 다른 당과는 달리 탄
핵국면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민노당 대변인실은 그 동안 주장했던대로 기각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면
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다듬
고 있다.
한편 자민련은 조부영(趙富英) 비대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헌재 판결에 따
른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4석의 초미니 정당으로 추락한 탓인지
당사에서는 당선자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종필(金鍾泌) 전 총재는 청구동 자택에 머물고 있다. 측근
인 유운영(柳云永) 전 대변인은 "김 전 총재도 TV 중계를 통해 헌재 판결을 지켜보
지 않겠느냐"고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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