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악도에 큰무대 경험 준 '대학오페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원회 주최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2004 대학오페라축제'(4월30~5월15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사랑의 묘약'(도니제티 오페라), 갈라 콘서트, 계명오페라단의 '나부꼬'(베르디 오페라) 등으로 꾸며졌다.

국내에서 첫 시도되는 대학오페라축제로서 이번 행사는 공연의 질을 떠나, 음대생들에게 대구오페라하우스라는 '큰 무대'를 경험케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조직위가 밝힌 총 9회 공연(개막경축 공연 포함)의 객석 점유율은 85%(연인원 1만710명)로 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객석 점유율(90%)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이는 참가 대학간의 경쟁에다, 대학생 관객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용면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무대에 올린 한국예종은 기성 성악인 뺨치는 가창력과 연출, 빼어난 오케스트라 반주로 한국음악을 이끌 산실로 성장했음을 확인케 했다.

한국예종과 지역 참가팀의 격차는 컸다.

4개 대학 연합 형식으로 열린 갈라콘서트에서는 연습.준비 부족과 대학별.학생별 편차가 눈에 띄었다.

계명오페라단은 '나부꼬'의 스케일 큰 합창곡을 비교적 잘 소화해냈지만 주.조연급 출연자들의 기량 부족이 일부 노출되기도 했다.

2004 대학오페라축제는 참가 대학 오페라단이 2개에 불과해 '축제'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당초 한양대가 '마술피리'로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정기공연작과 겹친다는 이유로 불발됐다.

이 때문에 대구시립오페라단이 당초 6월로 계획한 정기공연 일정을 두 달 앞당겨 대학오페라축제의 개막경축 공연에 나서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타 지역 한 대학의 경우 참가 의사를 밝혔으나 작품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제됐으며, 오페라작품으로는 대구의 대학 중에서도 계명대만 참가한 '미니 축제'가 됐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아류 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랜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기에는 대학들의 제작비 사정과 기량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규모 오페라와 갈라 콘서트 등 위주로 행사를 기획해 대학생의 참여 폭을 넓히거나, 시즌 행사로 포맷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