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포도재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쌀시장 개방 등에 따른 불안감이 겹치면서 최근 농업의 판도변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사과와 고추 등 종전의 주소득 작목이 퇴보한 반면 일손과 경영비가 적게 들면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특용작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전국 제일의 포도주산지 영천시의 포도재배지역은 최근 2년새 복숭아와 논콩 등으로 많이 바뀌었다.
포도 생산이 가장 많은 금호읍의 경우 지난 2001년 982ha였던 재배면적이 FTA비준을 앞둔 지난해 900ha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복숭아 재배면적은 60여ha가 늘어난 288ha로 나타나 줄어든 포도밭 대부분이 복숭아밭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농민들이 과수와 벼 재배를 포기하면서 영천의 특산물인 논콩 재배로 전환하는 농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논콩을 재배한 농가는 10.5ha에 53 농가였으나 올해 논콩 재배 농가는 무려 243.7ha에 861 농가로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마늘과 양파 과수목의 재배농가가 많은 신녕면(356농가 105ha)과, 화산면(289농가 82ha)에 집중되고 있으며, 참깨와 들깨 등 유지작물과 소엽 등 약용작물의 재배면적도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성에서 재배면적이 가장 많았던 사과의 경우 10년전에는 3천541ha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2천678ha로 862ha가 줄어들었다.
고추 역시 10년 전에는 2천892ha였으나, 지난해에는 1천896ha로 1천ha 가까이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사과와 고추농사는 인력과 경영비가 많이 드는 후진국형 노동집약산업인데다 타 작목에 비해 소득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추의 경우 중국산 등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사과 또한 과거 물량 위주의 생산에서 최근 고품질 생산 쪽으로 바뀌는 등 기술집약 작목으로 점차 변해가면서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재배면적이 급감하는 추세다.
반면 가격 등락 폭이 큰 작목보다는 상대적으로 인력이 적게 들고 안정된 소득을 보장해 주는 자두와 대추 등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작목이 늘어나고 있다.
자두의 경우 조기수확(7월말 대부분 수확)이 가능한데다 가격이 안정되고 경영비가 적게드는 점을 의식, 고추와 사과 재배농가 상당수가 자두농사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는 게 농업관련 공무원들의 분석이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영천.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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