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떤 새색시가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갔어. 가마를 타고서 문틈으로 밖을 요렇게 내다보고 가는데, 어디만큼 가다 보니 길가에 웬 강아지 한 마리가 쓰러져 있더래. 먹을 것을 못 얻어먹어 배가 고파서 다 죽어 가는 강아지야. 그걸 보니 불쌍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있어야지. 당장 가마를 세우고 강아지를 주워 다가 가마 속에 넣어 가지고 갔지.
시집을 가서는 강아지를 부엌에 두고 잘 먹였어. 밥을 하면 꼭 누룽지를 남겼다가 주고, 고기나 생선을 구우면 일부러 뼈다귀에 살점을 붙여 가지고 줬어. 그 덕분에 강아지는 기운을 차리고 무럭무럭 잘 자랐지.
그런데, 하루는 색시가 시어머니와 함께 부엌에서 밥솥을 열고 밥을 푸니까 강아지가 갑자기 밥솥 위를 펄쩍 뛰어넘더래. 그러더니 또 이쪽으로 펄쩍 뛰어넘고, 또 저쪽으로 펄쩍 뛰어넘고, 밥을 푸는 동안 내내 이쪽 저쪽으로 밥솥을 펄쩍펄쩍 뛰어넘는 거야. 그걸 보고 시어머니가 그만 역정이 났어.
"이놈의 개가 밥 푸는 걸 훼방놓는군. 저리 가지 못해?"
마구 야단을 치며 쫓아도 막무가내야. 밥을 다 풀 때까지 밥솥 위를 펄쩍펄쩍 뛰어넘는 거지. 그러다가 밥을 다 푸니까, 그제야 얌전해져서 한쪽 구석에 가 앉더래.
그 다음부터 끼니때만 되면 강아지가 밥솥을 뛰어넘는데, 이것이 아주 버릇이 됐어. 보통 때는 얌전하게 부엌 한구석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밥 풀 때만 되면 후닥닥 뛰쳐나와 밥솥 위를 펄쩍펄쩍 뛰어넘는단 말이지. 시어머니가 주걱을 휘두르며 아무리 야단을 치고 쫓아내도 말을 안 들어. 그래서, 하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시어머니가 강아지를 끈으로 묶어서 부엌 시렁에 딱 매달아 놨어.
"이놈의 개를 내일 날이 밝는 대로 개백정에게 팔아먹어야겠다".
개백정에게 팔려가면 강아지는 죽는 거잖아. 며느리는 강아지가 저러는 데는 분명히 까닭이 있을 거라고 하면서 말렸지만, 시어머니 고집을 당할 수 없었어.
그런데, 그날 저녁에 어떤 스님이 시주를 하러 왔다가 식구들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라는 거야.
"허허, 이 댁 식구들 얼굴이 모두 죽을상이 되어 있으니 웬일이오?"
그 말을 듣고 식구들도 깜짝 놀라 스님에게 매달렸지.
"스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를 좀 살려 주십시오".
스님이 집안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부엌 시렁에 묶여 있는 강아지를 보고 한참 동안 혼잣말로 중얼중얼하더래. 강아지도 혼자서 조그맣게 짖는 것처럼 '으르렁 멍멍' 하고 말이야. 한참 뒤에 스님이 말하기를,
"소승이 짐승 말을 좀 알아듣는데, 이 강아지 말을 들어 보니 부엌 천장 들보 위에 오래 묵은 지네가 숨어 있어, 밥을 풀 때마다 그 독기가 밥에 떨어지기에 자기가 밥솥을 뛰어넘어 독기를 막아 줬답니다.
그런 개를 개백정에게 팔아먹으려고 저렇게 묶어 놨으니 온 식구가 모두 죽을 상이 된 거지요".하거든. 식구들이 놀라서 강아지를 풀어 주고, 천장 들보를 뜯어 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커다란 지네가 독기를 뿜고 있더래. 그래서 그 지네를 잡아내고, 그 다음부터 강아지를 한 식구처럼 여기고 더 사랑해 줬다는 이야기야.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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