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훗날엔 무엇을 셀지 몰라

김준태 '감꽃'

▧돈을 세던 손으로 감꽃을 셀 순 없지, 그것은 배고픈 꽃, 배고픈 날 가만가만 주워먹던 꽃, 배고픈 그대 곁에 가을 봄 여름 없이 피어 있는 꽃, 소리 없이 숨어서 흐느끼는 꽃, 실에 꿰어 목에 걸고 장에 가신 우리 오빠 기다리던 꽃;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침 발라 돈을 세는 게걸스런 눈으로 피고 지는 감꽃 너머 그 하늘 청정을 헤아릴 순 없지. 그대 훗날엔 무엇을 세려하는가. 서산에 해 지고 가을 바람 스산한 이승의 끝날까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고 있다면 끔찍도 해라! 그것은 전쟁통에 죽은 병사의 머리보다 참혹한 일. 쓸쓸한 그대, 감꽃 지기 전에 하룻밤만이라도 산너머 저쪽 시인의 마을에서 묵어가기 바란다.

강현국(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선거 선언을 촉구하며, 6·3 지방선거에서의 부정선거 참사와 관련하여 이재명 대통령과 선관위 책...
대구경북 경제는 장기 침체 속에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45조4천억...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가변축을 장착한 대형 화물차와 특수차의 안전 점검을 연 1회 실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표하며, 이는 지난해 경부고속도...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