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훗날엔 무엇을 셀지 몰라
김준태 '감꽃'
▧돈을 세던 손으로 감꽃을 셀 순 없지, 그것은 배고픈 꽃, 배고픈 날 가만가만 주워먹던 꽃, 배고픈 그대 곁에 가을 봄 여름 없이 피어 있는 꽃, 소리 없이 숨어서 흐느끼는 꽃, 실에 꿰어 목에 걸고 장에 가신 우리 오빠 기다리던 꽃;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침 발라 돈을 세는 게걸스런 눈으로 피고 지는 감꽃 너머 그 하늘 청정을 헤아릴 순 없지. 그대 훗날엔 무엇을 세려하는가. 서산에 해 지고 가을 바람 스산한 이승의 끝날까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고 있다면 끔찍도 해라! 그것은 전쟁통에 죽은 병사의 머리보다 참혹한 일. 쓸쓸한 그대, 감꽃 지기 전에 하룻밤만이라도 산너머 저쪽 시인의 마을에서 묵어가기 바란다.
강현국(시인)































댓글 많은 뉴스
한일시멘트 대구공장 정리 과정서 레미콘 기사 14명 해고…농성 이어져
유가 급등에 원전 모멘텀까지…건설·유틸리티株, 반사 수혜 기대감↑
놀유니버스, 종이 ASMR 크리에이터 '페이퍼 후추' 첫 전시회 티켓 오픈
LH, 공공임대 에너지 신사업 확대…입주민 관리비 절감 나선다
최은석 "대구 공천 혁신 필요…노란봉투법은 악법 중 악법" [뉴스캐비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