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웹, 9개월만에 LPGA 우승컵

'그녀가 돌아왔다' 90년대 중반부터 지난 2002년까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세계여자골프를 양분했던 '여자 백상어' 카리 웹(호주)이 9개월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올라 부활을 예고했다.

웹은 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오로라의 스톤브릿지골프장(파72.6천32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켈로그-키블러클래식(총상금 12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9월 존Q해먼스호텔클래식 우승 이후 9개월 동안 승수를 보태지 못했던 웹은 올 시즌 첫 우승으로 개인 통산 30승을 채웠다.

웹은 96년 LPGA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4승을 거두며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 상금왕에 오른 이후 8년간 '올해의 선수상' 2회, 시즌평균 최저타수 3회 등을 차지한 절대 강자.

메이저대회에서만 6승을 챙기며 유일한 '슈퍼그랜드슬램' 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던 웹은 그러나 지난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상금랭킹 10위 밖으로 밀려났고 올해도 7개 대회에서 단 한차례 '톱10' 입상에 그치는 등 슬럼프에 빠져 들었다.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 듯 했던 웹은 이날 우승으로 강호의 면모를 되찾는 계기를 만든 셈.

웹은 "메이저대회인 LPGA챔피언십을 앞두고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찾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3.3미터짜리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한 웹은 "오늘은 퍼팅이 잘됐고 감이 너무 좋았다"면서 "그렇게 많은 실수도 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웹은 6번홀(파4)에서 드라이버샷이 깊은 러프에 빠져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어프로치샷으로 그린에 가뿐히 올린 뒤 6.6미터짜리 퍼팅을 침착하게 홀에 떨궈 버디를 잡는 등 발군의 퍼팅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승상금 18만달러를 받은 웹은 23위에 처져있던 상금랭킹도 7위(35만7천780달러)로 끌어 올렸다.

웹은 전설안(23) 등 2위 그룹이 제풀에 주저앉는 사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며 순항한 끝에 장정(24) 등을 5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우승은 웹에게 내줬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코리언 파워'는 장정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톱10'에 3명의 이름을 올리며 위세를 떨쳤다.

올들어 대회 초, 중반까지 상위권을 맴돌다 번번이 '톱10' 입상을 눈앞에서 놓쳤던 장정은 3언더파 69타를 치며 분전,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림슈아이(말레이시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과 함께 공동2위에 올랐다.

시즌 첫번째 '톱10' 입상을 준우승으로 장식한 장정은 이로써 2000년 세이프웨이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두번째 2위를 기록했다.

웹에 2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 나섰던 루키 전설안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10위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전설안은 '톱10' 입상을 3회로 늘리며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 50점을 보태 2위 송아리(18.빈폴골프)에 24점차이로 다가섰다.

전설안이 신인왕 레이스 1위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과 28점, 송아리와 24점차로 추격함에 따라 올해 신인왕을 놓고 한국 선수 3인방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미교포 김초롱(20.미국명 크리스티나 김)도 2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10위를 차지했다.

박지은(25.나이키골프)은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합계 6언더파 210타로 공동18위에 머물렀고 한희원(26.휠라코리아)은 박지은에 1타 뒤진 공동24위에 그쳤다.

소렌스탐은 전반홀에서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후반 들어 버디를 기록하기 시작해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는 저력을 보였으나 대회 3연패는 무산됐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여제'답게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소렌스탐은 "전반 9홀 동안 파행진만 해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정, 소렌스탐과 함께 공동 2위에 오른 림슈아이는 6언더파 66타를 치는 선전을 펼쳐 99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톱10' 입상의 기쁨을 누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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