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경과기원 "분원 규모" 발언 반발

과학기술부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이하 대경과기원)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분원 규모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지역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경과기원 설립 활동에 정통한 지역의 한 인사는 최근 "오명 과기부 장관이 대경과기원을 KIST 분원으로 세우면 될 것을 굳이 특별법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느냐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경과기원은 이미 특별법으로 설립이 확정됐기 때문에 KIST 분원으로 격하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과기부 장관이 그런 말을 했다면, 대경과기원을 지역사회가 바라는 것 보다 훨씬 적은 소규모 연구원으로 만들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며 지역사회에서는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발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과기부 장관의 말은 대경과기원 입법을 반대하던 수도권과 대전 중심의 과학자들과 정부내에서 제기 됐던 것"이라며 "입법과정에서 국회와 청와대가 협력하고, 특별법으로 설립이 확정된 마당에 또다시 과거의 논란을 되풀이 하는 것은 대구.경북지역을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와 관련, 이종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종합조정실무위원(경북대 교수)은 "현재 정부와 과기부의 주요 관심사는 대전 대덕단지를 중심으로 한 R&D특구에 집중되어 있고, 대경과기원은 우선 순위에서 크게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대경과기원 설립예산으로 내년에 700억원을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과기부 장관이 교체된 이후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경과기원 문제를 다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 상임위 배정을 신청한 강재섭 의원은 "과기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문제 제기는 국회 상임위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재철 과기부장관 보좌관은 7일 "(오명)장관이 지난달 29일부터 해외출장 중이기 때문에 대경과기원이 KIST 분원으로 설립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정말 했는지, 아니면 뭔가 오해가 생겼는지 현재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미 특별법으로 대경과기원의 설립이 확정됐는데, 'KIST 분원'을 이야기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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