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과 이념을 초월해 오직 한 남자만을 사랑했던 루마니아 여인의 안타까운 순애보와 당시 북한 전쟁고아들의 모습이 전파를 탄다.
오는 24일 0시 방송되는 KBS 1TV 수요기획 '영원한 사랑-생이 다하는 날까지'는 루마니아인으로 북한에서 온 청년과 결혼했지만 37년 동안이나 생사도 모른 채 떨어져 있는 제오르제타 미르초유(70)씨를 만난다.
제작팀은 취재 과정에서 루마니아 국립기록영화보존소에서 북한 전쟁고아들이 동유럽 국가에서 위탁교육을 받는 장면을 찾아내 공개한다.
북한은 한국 전쟁 당시 발생한 전쟁고아를 1952~1959년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에 보내 위탁교육을 시켰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 미르초유씨는 1952년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시레트 조선인민학교에서 북한인 청년교사 조정호씨를 만났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사랑을 나누던 두 사람은 1957년 루마니아와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 결혼한 뒤 1959년 평양으로 이주해 신접살림을 차린다.
그러나 딸 미란이 두 살 무렵 칼슘 부족으로 뼈가 구부러지는 병에 걸리자 1962년 미르초유씨는 딸을 데리고 루마니아로 일시 귀국했다가 생이별을 맞게 된다.
북한에는 주체사상이 확립되던 1960년대부터 외국인 배척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에서는 외국인과의 연락이 금지됐고 국제결혼했다가 추방당하는 외국인 남편과 아내들이 속출했다.
미르초유씨도 북한 입국이 불허된 것은 물론 1967년 편지를 끝으로 연락마저 두절돼 남편의 소식을 알 수 없었다.
그 뒤 미르초유씨는 북한 당국에 남편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탄원서를 수없이 보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실종'이라는 짤막한 답변만 계속하고 있다.
딸과 함께 부쿠레슈티에서 살고 있는 그는 지금도 국제기구에 끊임없이 호소문을 보내며 남편과의 상봉을 기다리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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