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우리 민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쉰 네돌을 맞는다.
그동안 우리는 분단이라는 현실 앞에서 멸공과 대결의 안보교육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6.15선언 이후 평화.공존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일교육도 달라지고 있다.
평화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 이 때쯤 대구 앞산에 위치한 낙동강전승기념관을 찾아 전쟁이 주는 참상을 체험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보자.
◇분단을 넘어
앞산 낙동강전승기념관은 한국전쟁 당시의 전쟁유품들을 비롯해 비극적 상황을 담은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체험교육팀이 이곳을 찾았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당연 무기류. 빛바랜 사진 속의 참혹한 모습에는 관심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자료 속에 남아있는 '살인마 졸개들, 괴뢰군, 흡혈귀' 등 북한을 지칭하는 표현에 어리둥절해하기까지 했다.
벽에 걸린 전쟁 당시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들을 보던 체험교육컨설턴트 김경호씨가 전쟁의 참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부서진 판자촌 앞에서 동생을 엎고 울고 있는 한 소년을 주목했다.
김씨는 "전쟁은 수많은 아까운 목숨을 빼앗아갔고, 그로 인해 가족과 헤어지는 아픔을 남겼다"며 "누구도 바라지 않은 동족상잔의 아픔이었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이어 김씨는 전시물 자체보다는 전시물이 마련되기까지의 과정을 중시해 살펴볼 것을 아이들에게 주문했다.
김씨는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전시물이 아니라 이를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평화교육
"평화는 남북의 통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지향해야할 가치죠".
김씨는 전승기념관을 찾은 것도 한국전쟁의 비참함을 일깨우자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평화가 깨어졌을 때의 어떤 아픔을 겪게되는지를 살펴보고 아이들이 스스로 평화의 소중함을 느껴보는데 체험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요즘처럼 폭력물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에게 이런 평화교육은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
평화교육은 일상적인 삶 속에 스며든 반평화와 폭력의 문제를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에 대한 배려, 생명 존중 등의 평화의 가치들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의 바른 시각이 길러져야 하는 것.
기념관을 둘러본 뒤 아이들은 평화를 어떻게 지켜가야하는 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승엽군은 "힘이 세다고 해서 반 친구들을 괴롭혀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경민양은 "화가 나더라도 폭력을 쓰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전승기념관 앞에 놓인 '북한 어린이 돕기' 모금함이 작은평화를 들려주고 있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진행:김경호 체험교육컨설턴트
참가학생:박나영(효명초 2년) 박진우.오승엽(효명초 3년) 박경민(효명초 4년) 김가인(수성초 5년)
◇생각해보기
1. 한국전쟁은 왜 발발했으며 두 동강난 한반도를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 지 이야기해보자.
2. 미국-이라크간의 전쟁이 남긴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지구상에서 전쟁은 왜 사라져야하는 지 토론해보자.
3. 전승기념관을 둘러보고 왜 평화를 지켜야 하는지 시나 산문으로 표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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