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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게 아니라 수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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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스님 축구 울력

"시님(스님)! 공 날라가요!"

"마빡(머리)으로 받아 버리시요∼잉".

남성적인 선풍(禪風)과 엄격한 규율로 잘 알려진 법보종찰 해인사. 단오날인 22일, 이곳을 찾은 사람들까지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한 중계방송(?)에 가야산까지 놀란다.

스님들이 펼치는 단오맞이 축구 울력(運力: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하는 일) 수행에서 익살스런 멘트로 엮어가는 아나운서(정오 스님)와 해설자(설호 스님)의 구수한 입담 때문이다.

해인사 서쪽 용탑선원 뒷마당에서는 매년 이날이면 스님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4개팀(치문.사집.사교.대교반)과 종무원팀은 물론 하안거 중인 선방(禪房)팀까지 참여해 하루를 즐긴다.

축구가 단순한 체력단련 수준이 아니라 수행의 중요한 기초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적인 가야산의 산세 때문에 해인사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의 마음에 더 많이 생긴다는 '잡념'을 축구를 통해 없앤다는 것.

해인축구가 처음 시작된 것은 30여년 전. 동국대 이사장을 지낸 영암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인근에 큰불이 났으나, 수도생활로 기초체력이 떨어진 선방 수좌 스님들이 산 중턱에도 못미처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본 후 축구를 묵인해 줬다.

수행 스님들은 이날 만큼은 불경전과 목탁을 잠시 내려 놓고, 평소 곤란한 웬만한 농까지도 묵인되는 날이기도 하다.

또한 인근 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가야면 의용소방대, 청년회 등 기관.사회단체까지 초청해 경기를 함께 하는가 하면 상호 우의를 다지는 화합의 장을 만들기도 한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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