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된 이후 경북지역을 포함한 전국 고추주산지에서 줄기가 말라죽는 역병이 이미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높아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여름 집중 강우로 고추 역병과 탄저병이 발생했던 지역의 월동 병원균 밀도가 높은데다 지난 5월 초.중순의 잦은 비와 심한 일교차로 인해 예년보다 2주정도 일찍 발병, 농가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28일 농촌진흥청과 농민들에 따르면 고추의 땅속 부분 줄기가 갈색이나 흑색으로 말라가면서 뿌리가 시들어 죽는 역병이 경북 의성 단촌, 충남 태안과 서산 등 전국의 고추 주산지에서 이미 발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성과 청송, 영양, 예천, 군위지역의 고추농가들은 역병과 탄저병 예방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현재로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고추역병이나 탄저병이 없던 예천군도 올들어 보문.감천.개포면등 일부지역에 국한적으로 역병이 발생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평에 고추를 재배하는 손종수(52.예천군 상리면 고항)씨는 "폭풍때 비가 많아 내린 뒤부터 10포기당 1, 2포기 정도가 역병을 앓고 있다"며 "연작일 경우는 피해가 더 심하다"고 말했다.
시설고추 재배농가 조현준(43.예천군 개포면)씨는 "시설고추는 역병과 비슷한 청고병과 시들음병 피해는 있으나 역병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일부 노지 고추가 연작 재배로 역병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성백경(41)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원예담당은 "그동안 예천지역은 고추 병해가 거의 없었으나 지난해 태풍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역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역병을 피하기 위해서는 장마 전.후 철저한 농약 살포와 연작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군위지역도 예년에 비해 많은양의 비가 내리면서 고추역병의 전염이 확산되고 있으나 속수무책이다.
이에따라 군 농업기술센터는 28일부터 산성면 운산리 등 3개 부락을 시작으로 한달간 여름철 현장영농교육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는 역병이 없는 고추재배 농법을 개발, 타농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청송읍에서 고추농사 5천평을 짓고 있는 백순흠(50)씨는 "매년 여름퇴비를 사용, 지력을 증진시키는 바람에 고추 연작으로 인한 역병과 탄저병이 사라졌다"고 자신의 고추농법을 전했다.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이성호(60)씨는 "최근 4년동안 비가림 하우스 500평에 영양분이 없는 마사토를 베드(식물이 성장하는 재배상자)에 넣고 양액(식물이 먹는 다량원소 등 16가지 영양제)을 섞는 점적관수 재배로 역병 등을 예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 농법을 도입할 경우 연작으로 인한 역병 피해는 물론 인건비는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생산량은 일반노지 고추에 비해 3배이상 증가되고, 노인들이 혼자서 고추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장마철 고추역병 확산을 막기 위해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고추밭은 배수로 정비를 하고 병에 걸린 고추 포기는 빨리 뽑아 태워줄 것"을 농가에 당부했다.
김경돈.이희대.정창구.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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