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사건 진상 규명의 열쇠를 쥔 김천호(42) 가나무역 사장은 1일 "(김씨 피랍후 무장단체로부터) 석방가능성 등 긍정적 답변을 받았으나 상황이 급변해 굉장히 당황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강남구 대치동 예스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인 변호사를 통해 무장세력 간부와 접촉을 시도했고 석방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받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피랍사실이 보도된 후 상황이 악화되면서 6월22일 오후 1시경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고 파병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급변한데 대해 "18일 이후부터 협상을 했는데 19.20일쯤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를 (변호사로부터) 들어 굉장히 당황했다"며 "그쪽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조금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피랍 뒤 무장단체와 접촉한 변호사로부터 '알리지 않는 것이 신변보호에 더 이롭다'는 말을 들었고 곧 풀어줄 것이라는 긍정적 답변을 받았기 때문에 기다렸다"며 "몸값 등 어떤 요구조건도 무장단체로부터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무장단체가 팔루자 무장세력 중 가장 영향력있고 한국에 우호적인 단체였다고 설명한 뒤 김선일씨를 살해한 단체와 동일한 단체냐는 질문에 "동일단체로 생각한다"면서 "그 문제에 대해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선일씨로부터 연락이 두절된 5월31일 이후 10여일간 김선일씨 행방을 수소문했고 팔루자 주민 등으로부터 정보를 얻어 피랍 가능성까지 추정하게 됐다며 이라크 현지 직원을 통해 무장세력과 접촉, 피랍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대사관 통보여부에 대해서는 "실종 뒤 대사관을 4차례 방문했지만 피랍사실은 통보하지 않았다"며 "일단 소재를 먼저 파악하고 싶었고 처음 회사쪽에서 직접 (무장단체와 협상을) 했었고 긍정적으로 진행돼서 그랬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군에 피랍사실을 통보했는지 여부에 대해 김 사장은 "6월10일께 본사 매니저 장계민씨가 개인적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미군 거래 업체인 AAFES소속 군무원 매니저 짐(Jim)에게 김씨의 실종사실에 관한 소식을 알아봐 줄 수 있는지 문의했는데 짐은 '그 문제는 우리가 확인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짐에게 문의한 것) 이외에 미군당국에 김씨의 실종과 관련돼 어떠한 문의나 협조요청을 한 적 없다"고 미군이 피랍사실을 사전인지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아울러 자신의 미국 국적 취득설, 미군 연계설, 가나무역-종교단체 연관성, 김선일씨와 함께 피랍된 운전사가 풀려났다는 소문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고 가나무역직원 최욱씨가 고립됐다는 소식도 잘못된 정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어 "저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제기돼 일차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이런 의혹에 대해 진실규명 차원에서 해명이 필요하다"면서 "(피살의혹 해소에) 필요한 모든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췌한 표정으로 선병주 변호사와 함께 나타나 회견을 마친 김 사장은 곧바로 감사원 조사를 받기 위해 자리를 떴다.(연합뉴스)
사진 : 가나무역 김천호사장이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 김선일씨 피살과 관련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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