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안타깝게도 '어른이 없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어른의 헛기침 소리에도 질서가 바로 서고, 곡절 분분한 시비도 이내 잦아들던 시절을 떠올리면 절실한 한탄이 아닐 수 없다.
어른을 어른으로 받들지 않고, 어른들은 어른답지 못한 처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염치는 어른들의 몫임에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을 게다.
그러나 요즘 기성세대들이 지켜야 할 정신적 가치와 도덕적 덕목들을 자의든 타의든 내팽개치고 있는 건 아닐는지….
▲변화에는 혼란이 따르게 마련이며,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맑고 냉철한 지혜와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안목은 혼돈의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시대는 도덕적 덕목을 지닌 어른들과 '선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면 너무 고리타분한 이야기이기만 할까.
▲경북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군자마을'이 지난 6월 초 '전통체험장'으로 탈바꿈한 뒤 인기를 끌고 있다.
선비정신을 체험하기 위한 프로그램 참가자는 지난 한 달 1천여명이나 됐고, 관광객도 하루 평균 300여명에 이르는 모양이다.
문화관광부와 전국문화원연합회의 '문화.역사 마을 만들기' 시범 사업지로 지정되면서 뒤늦게 각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안동 시내에서 도산서원으로 가는 북쪽 도로 약 20㎞ 지점에 자리잡은 군자마을은 광산 김씨 예안파의 정자와 고택들이 밀집해 있는 유적지다.
1974년 안동댐 건설 때 20여대에 걸쳐 600여년 동안 세거해 오던 외내의 건축물 중 문화재들과 일부 고택들을 옮겨놓은 이 마을에는 고문서 400여점도 보존돼 있다.
설월당 김부륜(金富倫)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해 군자마을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곳이기도 하다.
▲물질만능과 출세 지향적인 세태에 새삼 고고한 선비정신을 들먹이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일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선비는 한국 지성인의 전형이며, 선비정신은 계승해야 할 값진 우리의 정신적 유산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 같은 세태에 더욱 절실해지는 건 아닐는지…. 아무튼 군자마을의 인기는 속된 가치를 넘어 정신적 가치를 지향하는 '선비정신 기리기'로 보여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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