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함께살기-뇌병변장애 네살배기

"만신창이 아들…내탓, 내탓"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강정완(4)군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너무 일찍 죽을 고비를 넘어야 했다.

또래 동네아이들 중에서 옹알이와 뒤집기를 제일 먼저 하는 등 똑똑하고 건강한 아기였던 정완이는 생후 6개월쯤 '뒤집기'연습을 하다가 그만 숨이 막히는 사고를 당했다.

집안일을 하느라 잠시 자리를 비웠던 어머니 안미옥(46.대구시 동구 효목동)씨가 뒤늦게 발견, 병원으로 급히 옮겼지만 이미 대뇌에 큰 손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진 뒤였다.

3차례의 대수술 끝에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으나 질식으로 인한 뇌손상이 심해 결국 뇌병변 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정완이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하품은 물론 기지개조차 할 수 없는데다 코를 통해 식도로 음식물을 공급하고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목에도 구멍을 뚫은 상태다.

지난해에는 식도에 상처가 나 배에 구멍을 뚫고 위장으로 호스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여 그 관을 통해 특수 분유를 주입하고 있다.

이마저도 호스가 낡아 교체를 해야 하지만 돈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정완이가 사고를 당한 후부터 사랑하는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지금까지 한번도 깊은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 만신창이가 된 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안씨의 마음은 찢어진다.

중국집을 경영하던 아버지(46)는 운영하던 중국집을 처분했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와 특수 분유비,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저축했던 돈도 바닥나고 빚까지 늘자 얼마 전 아버지는 홀연히 집을 나갔고 그후로 지금까지 소식조차 끊겼다.

월 7만원짜리 5평 남짓한 조립식 옥탑방에 남겨진 이들은 가마솥 더위속에서 병마와 함께 찾아온 가난과 힘든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남편마저 가출을 해버리고 돼지 저금통에 남아 있는 2만원이 전부였을 때에는 앞이 막막했습니다.

"

라면 한 박스로 일주일을 버티다 결국 죽을 결심을 했지만 자신마저 사랑스런 아들을 버릴 수 없었다.

현재 정완이는 특수분유비, 수술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만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50만원이 수입의 전부로 분유값조차 마련하기 힘든 형편이다.

하지만 안씨가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들의 쾌유를 빌며 종이학을 접는 일뿐이다.

이렇게 접은 종이학이 1만마리가 넘지만 건강을 되찾기는커녕 먹을 분유조차 없어 점점 쇠약해져 가고 있다.

"주위에서 '포기하라'는 말을 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 정완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간절한 희망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침샘 수술을 받지 못해 얼굴이 온통 침으로 뒤범벅이 된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얼굴도 눈물로 흠뻑 젖었다.

저희 '아름다운 함께살기' 제작팀 계좌번호는 대구은행 069-05-024143-008 (주)매일신문입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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