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 공동문패' 행복가정 일군다

구미시·시민단체 활발 전개

"결혼해서 40년이 넘도록 00엄마로만 불려 내 이름을 잊고 살아왔는데 이렇게 집 대문에 남편과 나란히 이름을 걸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너무 기쁘네요."

구미시 고아읍 문성2리 가자골에서는 골목마다 집앞 대문에 좌측의 남편 이름옆에 나란히 아내의 이름도 새겨진 '부부문패'가 달린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농촌지역에 오랫동안 존재해 왔던 남성중심의 가부장제가 조금씩 물러나고 부부중심의 양성평등 분위기가 새록새록 피어나는 현장이다.

이는 구미시와 구미시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해 온 '부부문패 달기' 운동이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가정에서 부부가 서로 동등한 인격체로 가사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는 것.

부부문패 달기 운동에는 지난 2002년 50세대, 2003년 166세대가 참여하고 고아읍 문성리 가자골이 '부부문패달기 시범마을'로 선정된데 이어 올해도 부부이름이 나란히 새겨진 문패 226개를 제작해 집집마다 부착했다.

길윤옥 여성단체협의회장은 "부부문패 달기 운동은 사라져가는 문패문화를 살리는 동시에 전통에 묻혔던 여성의 주체성 확립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이 사업을 통해 가정과 사회에서의 여성의 능력이 제대로 사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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