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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박물관行은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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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은 '낡은 유물'이라고까지만 해도 될것을 노무현 대통령은 굳이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참 못 말리겠다.

주요 법률의 개폐 문제는 대통령이 아닌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할, 국회의 몫인데 이리 되면 여당이 또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 하게 생겼으니 문제다.

국가보안법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보내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

첫째, 보안법 폐지나 개정의 후유증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도 없이 대통령이 이렇게 결론부터 유도해도 되는 것인가. 지금 자기 주장만 판치는 판국이면 대통령은 철폐 또는 개정하면 무슨 이점(利點) 무슨 결함이 있으며 형법을 어떻게 얼마나 보강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요청하는 것이 보다 신뢰감을 주는 자세 아닌가?

둘째,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년 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국보법 철폐를 요구했을 때 북한 노동당 규약 전문(前文)의 문제점을 역제기했었다.

그때 김 위원장은 "우리가 노동당 규약을 먼저 고쳐야겠구먼"하고 물러섰다고 한다.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우리 공평하게 없애자'고 제안하는 것이 먼저 아닌가?

셋째, 지난달 국보법은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는 도구로 많이 쓰여 왔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은 맞다.

그럼 지금도 그렇게 쓰일 가능성이 있는가? 넷째, 사지(四肢) 멀쩡한 대졸자들이 백수로 배회하는 상황에서 "경제 문제로 개혁의 과업을 희석시키지 말라"는 논리가 먹혀들고 있다고 믿는 것인가?

다섯째, 폐지보다 개정이 낫다고 한 이해찬 총리나 김승규 법무장관, 그리고 열린우리당 의원 중 30여명의 개정파들은 대통령의 이 말 한 마디에 말문을 콱 닫을 것인가? 맞대놓고 "노(NO)!"할 사람, 사표 던질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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