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꼭 어떤 소재에 어떤 스타일로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요즘 유럽의 거리를 훑어보면 우리의 눈을 의심할 정도의 재미있는, 그야말로 웃음을 자아내는 패션 소품들이 많이 보인다.
언뜻 봐서는 '저건 도대체 뭐며, 무엇으로 만들었지?' 할 정도의 의아함을 자아낸다.
요즘 유럽 젊은층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인기 아이템은 플라스틱 소재의 장난감 귀고리, 권총 목걸이, 인형을 패러디한 가방 등 잡다한 물건들로 만든 일명 '캐릭터 액세서리'이다.
화려한 색상의 복고풍 스타일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그에 어울릴 만한 강한 색상의 액세서리와 소품도 덩달아 인기였다.
특히 80년대의 캐릭터 의상이 전반적으로 크게 유행함과 동시에 유럽 거리 패션의 중심지인 런던에서는 해골, 병 뚜껑, 권총, 그리고 플라스틱 소재의 신기한 소품 등을 사용하여 만든 캐릭터 액세서리가 유럽 패션에 큰 영향을 끼치는 Tank, Pop, DAZED & CONFUSED 등 여러 스타일 미디어들에게 소개되면서 유럽 패션에 새로 등장한 스타일 연출 중의 하나가 되었다.
끼 많은 신인 디자이너들이 그들의 아이템을 내놓고 파는 런던의 빼놓을 수 없는 쇼핑지인 포르토 벨로와 스피틀필즈 마켓에서는 이러한 다양하고도 독특한 소품 액세서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포르토 벨로를 기점으로 이젠 유럽 각지를 비롯한 뉴욕, 도쿄 등 세계 여러 패션 중심지로 수출하고 있는 액세서리 라벨 '스티키 포니 (Sticky Pony)'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젖병, 헤드폰, 칵테일 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 소품 사용으로 유명한 '스티키 포니'의 스코틀랜드 출신 디자이너 도미닉 밀러는 "요즘은 자기만의 스타일 연출에 가장 중요성을 두는 만큼, 점점 재미있는 소품 액세서리들이 인기이고, 못 쓰는 재료가 없다" 며 기존의 밋밋하고도 일괄적인 액세서리보다는 재미가 부과된 액세서리가 떠오르는 추세라고 했다.
이러한 일명 '캐릭터 액세서리'는 유럽 패션 트렌드를 좌우하는 유명도 높은 패션 업계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기존의 깔끔한 패턴과 심플한 액세서리, 디테일로 유명한 이탈리아 라벨 프라다 (PRADA)는 메탈로 만든 해골 모양의 핀, 열쇠고리 등의 사용으로 파격적인 스타일 변신을 하였다.
매 시즌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프랭키 모렐로 (Frankie Morello)', 과거의 만화 주인공과 인형 등의 재미있는 소품 사용으로 트렌디한 패션 미디어 사이에 새롭게 부상하는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번하드 윌헴 (Bernhard Willhelm)', 그리고 마릴린 먼로와 같은 글래머러스한 여인 모양의 버클을 사용한 벨트를 선보인 캐나다 출신 쌍둥이 디자이너 디 스퀘어 (D-Squared2)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유럽 거리 패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영국의 대표적인 스타일 잡지, 'DAZED & CONFUSED'의 패션 에디터인 동시에 펑키 스타일로 유명한 이탈리아 패션 라벨 'D&G'의 전 쇼 스타일리스트인 니콜라 포르미케티는 "패션은 응용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어느 사물이든 패션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젠 해골 귀고리, CD를 단 목걸이, 사람 얼굴에 손잡이를 붙인 가방을 본다 해도 딱히 놀랄 일이 아니다.
이젠 슬슬 예전 '요술공주 밍키'의 요술 방망이를 거리에서 볼 시기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정미화·패션 저널리스트, 컬트 밀라노·뉴욕 패션 TV mihwachoung@yahoo.co.uk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