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주재 외교단의 16일 삼수발전소 건설현
장방문으로 량강도 '폭발'에 대한 실체 파악 작업이 대체로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한미 양국의 정보 관계자들은 위성사진으로 포착한 문제의 검은구름이 자연현상
으로 빚어진 특이한 형태였으며, 또 량강도 인근 지역에서 폭발은 없었다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에 폭발 징후로 의심했던 특이한 형태의 구름은 적란운이라는 자연구름일
가능성이 큰 데다가 지난 8일과 9일 사이에 량강도 지역으로부터 유의미한 지진파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지질관측센터측은 "지난 8월21일 량강도 삼수지역에서 리히
터 지진계 규모 2.7의 지진파가 관측된 이후 지난 8일 밤 11시24분께 폭발 예상지역
에서 100∼120㎞ 떨어진 백두산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파가 감지된 것이 량강도
일대에서 관측된 유일한 지진파 감지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15일 아리랑 1호 위성이 량강도 김형직군 상공을 촬영했지만 폭발 흔
적이 발견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봉조 차관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추가적인 정보가 획득되지 않았고 아리랑
위성에 의해 촬영된 사진으로도 폭발징후를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그 지점에서 폭
발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빌 라멜 영국 외무차관에게 수력발전소 건설
을 위한 발파라고 서둘러 해명하면서 외교단의 현장방문을 이례적으로 허용했느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 언론과 국제사회의 관심에 따라 북한 당국도 관심을 가지
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본 것 같다"며 "그러나 폭발과 관련된 사건을 찾을 수
없자 량강도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그것은 발전소 건설을 위한 발파였을 것이라고 해
명한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남측에서) 폭발장소도 김형직군이라고도 하다가 량
강도가 아닌 군사분계선 일대인 것 같기도 하다는 등 얼빤한 소리들을 하고 있다"고
보도해 북측 당국이 군사분계선 인근까지 폭발 흔적을 탐색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잇단 언론의 의혹제기에 당황해 폭발사고를 찾았지만 전혀 발견할 수 없
자 만약 량강도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발전소 건설용 발파라는 해명을 발표, 나름대
로는 조기 수습에 나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한 셈이다.
이희일 지진관측센터 소장은 "우리 관측지점에서 량강도 김형직군까지 거리 등
변수를 감안할 때 TNT(다이너마이트) 1t 미만을 사용하는 소규모 폭파의 경우 지진
파 관측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량강도의 김형직군이 아니라 다른 곳에 위치한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소규모 발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남측의 지진탐지 음파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사실 1천㎾ 규모 이하의 중소형 수력발전소 건설에 치중하고 있다.
북측 당국이 지목한 삼수발전소가 위치한 량강도 삼수지역은 지난 8월21일 리히
터 지진계 규모 2.7의 지진파가 감지된 다음으로 지진파가 관측되지 않았다. 이는 5
만명이 동원될 만큼 대규모의 공사이지만 후속 발파가 소규모로 진행됐다는 객관적
인 증거로 분석된다.
물론 폭발설의 진상은 비록 김형직군에서 80㎞ 이상 떨어졌지만 삼수발전소를
시찰한 주북 외교단의 방문결과가 나와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사건 초기 단계에서 관련정보를 보유하고도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허
둥댄 정부측 대응은 앞으로 보강이 필요한 대목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 정보당국과 군은 신속히, 수시
로, 그리고 충분히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며 "양국이 기술정보도 교류하지만 기술정
보가 모두 완벽한 것은 아니며 다른 형태의 정보도 취합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