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구의 도심 공원내 의자에 놓여진 요구르트를 마셨던 사람들이 복통을 호소, 이들 가운데 1명이 숨지고 다른 이들도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이같은 사고로 이달 들어 노인 1명이 숨지고 4명이 실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사 취재진의 확인 결과 지난 8월에도 달성공원에서 같은 피해자가 3명이 있었으며, 달서구 두류공원에서도 이달에 3명이 역시 의자 위의 요구르트를 마셨다가 쓰러진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의도적인 범행일 가능성이 짙은 것. 그러나 경찰은 대구 도심공원에서의 피해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어 수사가 소홀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지난 19일 오후 5시40분쯤 중구 달성동 달성공원내 물개사육장 뒤편에서 노숙자 전모(63)씨가 의자 위에 놓여 있던 요구르트 (65㎖) 3병을 마신 뒤 복통을 호소, 병원으로 옮겼으나 2시간 뒤 숨졌다고 23일 밝혔다.
전씨가 마신 요구르트 3병 중 2병의 마개에는 바늘구멍 흔적이 발견됐으며 전씨는 음료를 마신 직후 극심한 고통을 호소, 119구조대에 의해 이송됐다.
지난 9일 오후에도 곰 사육사 뒤편 의자에 놓여 있던 요구르트 3병을 나눠 마신 이모(78'대구 동구 신서동)씨 등 할머니 3명이 복통으로 인근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고 5일 오후에도 시계탑 뒤 화장실앞 의자 위 요구르트를 마신 김모(63'여'서구 비산동)씨가 같은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음료를 마시자마자 바로 배가 아팠으며 아직까지도 몸 상태가 엉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동일범이 요구르트에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50대 남녀가 요구르트병을 놓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에 따라 수사본부를 차리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나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 중부서 관계자는 "음료업체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나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행일 가능성을 놓고 다각도로 수사 중"이라며 "그러나 전씨가 마신 요구르트 병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을 의뢰했지만 1차 조사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 결과 전씨의 위속 잔존물에서도 이상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달서구 두류공원에서도 최모(67'여)씨 등 청소인부 3명이 지난 9일 요구르트를 마신 뒤 복통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8월에는 달성공원에서 역시 같은 사례의 119 구조 신고가 5건 접수돼 구조대가 출동했으며 이 가운데 11일과 13일, 29일의 구조 신고는 역시 복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월11일 원숭이 우리 앞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119구조대에 의해 이송, 병원 2곳에서 17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던 정모(54)씨는 "벤치 위에 있던 요구르트를 마신 뒤 극심한 복통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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