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자용 공중화장실에서는 사용자의 기척 대신 거센
물줄기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지만 알뜰한 일본인들이 아까운 물을 이처럼 마구 흘려
보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것은 일본인 특유의 화장실 문화와 신기술을 결합시킨 '오토히메'(音姬), 즉
'소리의 공주'란 이름을 가진 장치가 내는 소리로 사용자가 센서에 손을 대기만 하
면 스피커에서 요란한 물소리가 나는 것이다.
일을 보면서 옆칸 사용자와 종종 큰 소리로 대화를 주고 받는 서양 사람들에게
는 잘 이해가 안 가겠지만 일본 여성들은 용변시에 나는 소리를 매우 부끄럽게 생각
하기 때문에 볼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 물을 내리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해서 낭비되는 물값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점점 많은 건물주들이 물소리만
나고 물값은 물지 않아도 되는 방안으로 '오토히메'를 찾고 있는 것이다.
유명 변기 제조업체 토토사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50만개의 '오토히메'를
학교와 기업 등에 팔았으며 2003년 한해동안만도 주문량이 125%나 늘어났다고 밝혔
다.
용변보는 일을 은밀하고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본 문화는 남자들에게도 마찬가
지여서 요즘 일부 학교들은 옆사람에게 훤히 보이는 남자용 소변기를 없애고 밀폐된
개별칸으로 대체하는 추세이다.
또다른 변기 제조업체 INAX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새로 건설되는 고층건물들
은 100% 화장실에 오토히메를 설치하고 있으며 덕분에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 한해
동안 25%가 늘어났다.
INAX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남자 화장실에 오토히메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는 아
직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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