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이클 버그씨, 故김선일씨 부모 만나 위로

"이라크에서 무고한 아들을 잃고 엄청난 슬픔에빠져있었으나 반전 평화운동을 하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이 세상에서 전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라크 무장단체에 살해당한 미국인 닉 버그의 부친 마이클 버그씨는 10일 낮 1 2시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법 앞 한 식당에서 고 김선일씨 부모를 만나 자식을잃은 슬픔을 나누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함께 힘을 내자고 위로했다.

마이클 버그씨는 김종규씨와 신영자씨 등 고 김선일씨 부모를 만나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갖고 있는 같은 처지라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씨 부부도반전 평화운동같은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씨 부부는 "아들을 잃은 같은 처지에서 이렇게 위로해주기 위해 먼나라에서 찾아줘 고맙다"며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 이라고 답했다.

한편 김씨 부부는 최근까지 당시의 충격으로 통원치료를 받아왔으나 현재는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고 부산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 자택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각계에서 걸려오던 위로전화도 뜸해지면서 두 사람에겐 아들이 묻혀있는 영락공원을 찾는 일이 주요한 일과가 됐고 두 달여 전부터는 고 김선일씨가 다니던 부산해운대구의 모 교회에 다니고 있다.

이어 마이클 버그씨는 오후 3시 부산대에서 일반인과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무엇이 내 아들을 죽였는가'라는 주제의 반전 강연을 가졌다.

마이클 버그씨는 "아들의 죽음은 부시와 럼즈펠드의 명분없는 전쟁 탓"이라며 " 다시는 무고한 아들을 잃는 일이 없도록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슬픔을 딛고 강연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버그씨는 "지금 즉시 이라크에서의 전쟁을 멈추고 한국군과 미국군, 영국군 등이라크에 있는 모든 외국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며 "이같은 반전 운동에 전 세계가동참해야하고 한국인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역설했다.

민주노동당과 반전평화단체인 '다함께' 초청으로 9일 한국을 찾은 마이클 버그씨는 이날 부산대 강연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치고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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