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달성동 동원어린이집. 6세 어린이반인 '선재(善財)'반 교실에 40대 남자가 들어서자 때아닌 함성이 울렸다.
아이들은 아저씨의 옷소매를 부여잡거나 목에 매달리는 등 짓궂은 장난을 연신 해댔지만 그는 낯을 찡그리지 않고 달려오는 아이들을 한사람 한사람 모두 안아주었다.
어린이집 원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이는 대구 중부경찰서 부(副) 청문감사관으로 근무하는 황성호(44) 경위. 그는 이곳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틈이 날 때마다 찾아오는 후원자이다.
황 경위는 지난 2001년 당시 달성파출소(현 달성지구대) 소장을 할 때 어린이집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남몰래 돕기에 나섰다.
동원 어린이집은 지난 2000년 11월, 대구 여성계의 대모로 불린 최동원 여사가 운영하다 작고한 뒤 동화사가 맡았는데 원생 상당수가 모자가정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이다.
황 경위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원생을 위해 보육료를 대신 내주고, 이곳 놀이터에 모래밭을 만들때 1t이나 되는 모래를 기증하는 등 4년 가까이 후원을 하고 있다.
또 어린이집 주변에 노숙자나 부랑아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출동하는 등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어린이집 효민 원장스님은 "이곳의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는데 황 경위님 도움으로 주변 환경이 깔끔해졌다"며 "바쁜 경찰 업무 속에서도 의논 상대가 돼주고 정기적으로 후원도 아끼지않아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시간이 날때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황 경위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면 몸과 마음이 맑아져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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