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3패뒤 기적의 4연승..WS 진출

저주에 몸서리치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며 18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보스턴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최종 7차전에서 조니 데이먼이 그랜드슬럼을 포함한 연타석홈런을 치는 등 대포 4방을 쏘아올려 뉴욕 양키스를 10-3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3연패 뒤 4연승의 기적을 이룩한 보스턴은 지난 1986년이후 18년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 내셔널리그 세인트루이스-휴스턴전의 승자와 패권을 다투게 됐다.

2004년 월드시리즈 1차전은 오는 24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며 지난 1918년 우승이후 무려 86년동안이나 '밤비노의 저주(Bambino Ghost)'에 시달리던 보스턴은 마침내 정상 탈환을 노리게 됐다.

7차전 승리의 주역은 '동굴맨' 조니 데이먼과 선발투수 데릭 로우였다.

ALCS 6차전까지 29타수 3안타로 타율 0.103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데이먼은 2-0으로 앞선 2회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4회에는 다시 2점홈런을 양키스타디움에 외야스탠드에 꽂아 리그 우승의 주역이 됐다.

또 최종전 선발로 나선 로우는 4차전 등판이후 불과 사흘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6이닝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1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보스턴은 1회초 선두타자 데이먼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를 홈쳤고 매니 라미네스의 좌전안타때 홈으로 파고 들었으나 간발의 차이로 아웃됐다.

그러나 불길한 그림자도 잠시였다.

이어 타석에 나선 이번 시리즈의 영웅 데이비드 오티스가 양키스 선발 케빈 브라운의 초구를 걷어올려 우월 2점홈런을 터뜨려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기세가 오른 보스턴은 2회초 케빈 밀러의 중전안타와 볼넷 2개로 1사 만루를 만들어 브라운을 강판시킨 뒤 데이먼이 바뀐 투수 하비에르 바스케스로부터 통렬한 만루홈런을 뿜어 6-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양키스는 3회말 몸맞는 공으로 출루한 미겔 카이로를 데릭 지터가 좌전안타로 불러들여 1점을 만회했지만 보스턴은 4회말 데이먼이 다시 2점홈런을 외야 스탠드에 꽂아 8-1로 달아났다.

테리 프랑코나 보스턴 감독은 7회말 수비에서 2,5차전 선발투수였던 페드로 마르티네스까지 투입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으나 오히려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양키스는 마쓰이와 버니 윌리엄스의 연속 2루타와 케니 로프튼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8-3으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보스턴은 8회초 6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마크 벨혼이 우측 폴을 맞히는 대형 솔로아치를 터뜨린 뒤 9회에는 올랜도 카브레라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 양키스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20일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젼시리즈 7차전에서 9회말 승리를 확정지은 뒤 보스턴의 '영웅' 데이비드 오티즈가 펄쩍 뛰어오르며 기뻐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