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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보따리를

싸들고

작은 며느리네

앞에 선

어머니의 그림자가

일부러

야멸차게

닫아버린

자동차의 문을 붙든다

뒤도 안 돌아보고

죽어라 가속 페달을 밟아도

떨어지지 않는

질긴

저녁 해

신미균 '저녁 해'

이 땅의 서러운 어머니들은 늘 짐보따리를 싸들고 살고, 이 땅의 착한 자식들은 늘 죽어라 가속 페달을 밟으며 산다. 죽어라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저 안타까운 운전사의 뺑소니 행위는 역설이다. 역설의 겉옷을 하염없이 적시는 사랑과 연민의 눈물! 자식의 핸들은 어차피 서러운 어머니의 땅, 작은며느리네 집 앞을 향하게 마련이어서 '일부러/야멸차게/꽝' 자동차 문을 닫는다 하더라도 쓸쓸한 저녁 해, 질긴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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