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스턴 팬, 경찰 진압탄 맞아 사망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가 18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던 보스턴이 축승 행사 도중 여대생이 경찰이 쏜 시위 진압용 탄환에 맞아 숨지는 사고로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사건은 레드삭스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최종 7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시내 켄모어광장에 모인 팬들을 경찰이 해산시키려다 일어났다.

수천명의 군중과 경찰이 충돌한 과정에서 21세의 여대생 빅토리아 스넬그로브는 경찰이 쏜 시위 진압용 탄환을 맞고 쓰러졌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하고 말았다.

경찰이 쏜 시위 진압용 탄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경찰 당국은 '인체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히는 살상용 무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에머슨대학에서 방송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스넬그로브는 이날 친구들과 보스턴의 승리를 축하하려고 시내 켄모어광장에 나갔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이날 켄모어 광장에서는 스넬그로브 말고도 15명이 다쳤지만 중상자는 없었다.

스넬그로브의 아버지 릭 스넬그로브는 집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딸의 사진을 품에 안은 채 "미국 시민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딸은 레드삭스의 팬이었고 승리를 축하하려 했다. 군중들 틈에 끼어 있지도 않았는데 사고를 당했다"며 울먹였다.

보스턴 경찰청 캐슬린 오툴 청장은 즉각 기자 회견을 갖고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다짐했지만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예상된다.

보스턴 경찰은 지난 2월 아메리칸풋볼 슈퍼볼에서 보스턴 연고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우승 직후 난동이 일어나 1명이 죽고 1명이 중상을 당한 사고가 재발할까봐 이날 중무장한 경찰을 시내에 배치했다.

이날도 소규모 화재가 몇군데 일어났고 하늘을 향해 총을 쏘는 일도 있었으며 패싸움, 쓰레기통 투척 등의 사고가 없지는 않았으나 큰 난동은 없었다.

경찰은 8명을 현장에서 체포했지만 대부분 경범죄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스턴의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챔피언십시리즈 역전극의 주역 데이비드 오티스의 조국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축제 중 일부 팬이 하늘에 난사한 총탄에 6명이 부상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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