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파행 장기화

한나라당이 29일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발언에 대해 강력 대처를 선언하며 향후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키로 해 정기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원내대책 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이해찬 국무총리의 파면을 요구하기로 결의하고 이를 노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향후 모든 의사일정에 참석을 거부하는 한편 곧바로 총리 해임 결의안 또는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은 제출 이후 72시간 내에 처리되고 결의안은 처리시한에 제한이 없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막말과 돌출 발언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는데 이제 국무총리마저 막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며 "국무총리의 파면을 임명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총리가 술에 취해 비판신문과 한나라당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을 한 데 이어 어제 대정부 질문에서는 반성은커녕 도발과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제 더 이상 사과를 요구할 단계는 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과거 정쟁과 대립을 일삼던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정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한나라당은 더 이상 현 정권을 반미·친북 좌파 정권이라고 하지 말 것을 약속하고 국무총리도 일정 부분 사과하는 차원에서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