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가피 닭백숙

육질 쫄깃 육수맛은 시원

대구은행 본점에서 파동 방향으로 쪽 가다보면 축협네거리 못 미친 오른 편에 '춘산 토종오가피 백숙.탕'이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가게에 들어서면 확 풍기는 한약 향이 제 먼저 고객을 맞는 이 곳은 의성군 춘산면 농장에서 기른 야생 오가피를 넣어 끓인 닭백숙이 건강 별미식으로 알려져 단골이 많은 집이다.

오가피 등 6가지 한약재를 베 보자기로 싼 후 닭과 함께 압력솥에 30여분 고아 오가피, 밤, 대추, 은행, 통마늘로 고명을 얹어 손님상에 내놓는 이 집 닭백숙은 삶는 동안 오가피가 닭기름과 불순물은 빨아들이고 약리작용을 하는 물질은 내뱉아 육질이 쫄깃하면서 고기의 느낌함이 없다.

오가피는 주인 허동환씨의 부친이 농장에서 재배한 것들로 충분한 자연 건조를 통해 약리작용이 가장 높은 30년 된 것만 쓴다.

그러나 이 집의 알짜배기 메뉴는 따라나오는 오가피술과 백숙을 끓여낸 육수다. 예쁜 호로형도자기병에 담긴 오가피술은 짙은 붉은 색을 띄며 식전 구미를 자극한다. 맛은 쌉쌀하면서 뒤끝이 달다. 맑은 탕은 순하면서 부드러워 훌훌 불어가며 마시고 나면 속이 참 편하다. 그래서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오가피가 지닌 원기회복 기능은 보너스 인 셈이다. 차조와 찹쌀을 섞어 지은 밥도 맛있다. 손님상에 처음 내는 생수도 오가피를 달인 물이다.

특히 이 집 백숙의 자랑거리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주인 허씨가 만들어 낸 오가피와 한약재의 비율에 있다. 몸에 좋다고 오가피만 너무 넣어도 맛이 너무 써 백숙의 제 맛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주인의 인심도 넉넉해 취향에 따라 오가피 추출액을 마셔볼 수도 있고 술도 양껏 내준다. 내 가족 건강을 챙기듯 오가피 닭백숙을 끓인다는 게 안주인의 조리철학이다. 백숙말고 영계에 오가피를 넣어 끓이는 오계탕은 특히 허약체질에 좋다는 귀뜀이다. 오가피 닭백숙 2만 5천원, 오계탕 8천원. 문의:053)764-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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