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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석탄 백탄 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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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악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두 가지 요소라면 가락과 장단이다. 이를 못느낀다면 국악의 제 맛은 맹탕이다. 그래서 가락과 장단을 알고 들으면 국악은 자연스레 친해지게 마련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흔히 국악이 어렵고 듣기 거북살스럽다는 표현을 한다. 높고 낮음과 빠르고 느림의 설득. 여기에 연주자의 기분에 따라 잔가락을 넣는 등 변화무상한 연주기법이 매력을 더하면 우리는 국악의 미(美)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1900년대 초. 한일합방이 강요되던 시기에 우리 민족의 가슴에 쌓인 울분을 토로한 '사발가'가 있다. 굿거리 장단에 맞춰 부르면 제격. 첫 절을 한번 불러볼까. "에 헤야 에 헤야/ 어여라 난다 디여라 허송세월을 말아라/ 석탄 백탄 타는데/ 연기만 펄펄 나구요/ 요내 가슴 타는데/ 연기도 김도 없구나…"

◎…요즘 7080을 좋아하는 세대들이라면 누구나 한 두 번쯤은 흥얼거렸을 노래 가락이다. 특히 시김새가 좋은 친구들이 부를 때는 부럽기까지 했다. 시김새라는 말은 소리를 내는 기법이나 소리의 상태를 말하는데 이런 입심 넉넉한 소리의 그늘에서 민초들은 팍팍한 세상살이의 시름을 한구석으로 잠시나마 밀어붙이고 막걸리 잔을 들이켰다.

◎…꼭 한 세기가 흐른 지금. 석탄과 막걸리가 동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인터넷이 판치는 세상에 또 다른 예견치 못한 현상이다. 세상원리가 늘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기 때문일까. 기름과 양주가 남아도는가 싶더니 웬 석탄과 막걸리 바람이 부는가. 원인이 있을게다. 민초들을 휘어잡는 선수들인 위정자들이 "기쁨에는 괴로움이, 괴로움에는 기쁨이 있어야 한다"는 괴테의 말을 흡사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달려들기 때문이리라.

◎…대통령이 연기금을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다고 큰 소리 뻥치자 보건복지부장관이 안 된다고 했다. 국방백서의 '주적'삭제여부도 여야가 정반으로 삿대질이다. 보수냐 진보냐로 중심마저 잃어버린 나라의 지성들은 오늘도 그 정의를 맞추느라 비지땀을 흘리지만 여기에는 가락과 장단이 없다. 쌀 농사는 접어야 하나. 염색공단은 터지고 그러니 민초들의 가슴은 백년전이나 지금이나 타는 연기도 김도 없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그렇지만 웬지 억울하다. 왜?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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