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주성영, 라디오서 한바탕'설전'

정치권 최대의 쟁점으로 부상한 열린우리당 이철우(李哲禹) 의원의 북한 조선노동당 입당 의혹과 관련된 두 당사자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동시 출연해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노동당 입당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과 처음으로 날선 대화를 나눴다.

비록 전화를 통해 이뤄진 간접 만남이었지만 두 당사자는 10여분간 한치도 양보없는 공방을 폈다.

"(주 의원이) 튀는 말을 많이 해서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한 이 의원은 주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내용을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한 뒤 근거를 제시할 것을 적극 요구했다.

이 의원은 "안기부 수사를 받을 때 구타와 억압 등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반성문을 쓰면서 당원이 아닌데도 입당한 것으로 기소됐지만 노동당원으로 활약한 적이 없다"며 "내가 지금도 간첩이고 암약 중인지 방송에서 말해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검찰이) 1심에서 중부지역당이라고 기소를 했지만 강력하게 항변해서 (법원이) 중부지역당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안기부(현 국정원 전신) 남산 지하실에서 주먹으로 물구나무를 서고, 맞고, 잠도 못자면 3~4일만 지나도 초기진술이 다 바뀌고 안기부가 원하는대로 진술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였다"고 고문 조작을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당시 관련사건의 판결문을 종합해서 판단할 경우 이 의원이 노동당에 입당한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하면서, 이 의원의 고문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당시 법원은 이 의원이 가입한 민족해방애국전선이 조선노동당의 중부지역당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이 의원이 그 사실을 몰랐더라도 수령 앞에 충성맹세를 했다"며 "또한 최근 당시 판사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 의원이 공판에서 순순하게 자백한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또 고문으로 인한 허위 자백 주장에 대해 "이 같은 공안사건 뿐 아니라 대규모 조폭 사건에서도 고문 조작주장은 흔한 일"이라고 일축한 뒤 "93년 초기 문민정부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고문 주장을 할 수 있었지만 어디 한군데 고문 주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또 이 의원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판결문을 빼고 유리한 내용만 발표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검사와 판사가 현직이나 재야에 있으니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고문조작 여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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