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크리스마스영화 한편 어때요?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연말이다. 아마도 크리스마스가 있기에 더욱 설레는 계절인 듯싶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산타할아버지의 실체를 묻거나 아이들의 순수성과 믿음을 확인하려는 영화가 어김없이 극장에 걸린다. 올해도 역시 크리스마스 영화는 이 시기 극장가의 대세다. 빨간 크리스마스로 옷을 갈아입는 영화들을 보며 잠시나마 유년 시절의 그 설레는 기분으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

◇산타 마을이 궁금하다면

영화 '엘프'(존 파브로 감독·15일 개봉)는 북극 산타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든다는 전설의 요정 이야기다. 하지만 주인공 버디는 평균 신장 60㎝인 다른 엘프들과 달리 키가 190㎝가 넘고 매일 수염까지 자란다. 어쩌다 이런 일이…. 사실 버디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주머니에 섞여 들어와 엘프에게 입양된 '인간'이었던 것.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진 버디는 마침내 '인간' 부모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영화는 왁자지껄한 판타지에 따뜻한 가족애를 버무린 전형적인 할리우드 풍이다. 동화책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버디는 좌충우돌하며 도시의 냉기에 갇힌 사람들에게 사랑과 믿음의 따스함을 일깨워준다. 37세의 코미디 배우 윌 페렐의 천진난만한 연기가 눈길을 끄는 영화로, 살짝 주름진 얼굴로 어리광을 부리는 부조화가 폭소를 자아낸다. 상영시간 95분. 전체관람가.

◇달콤한 로맨스를 꿈꾼다면

1년 전 극장가에는 '러브 액츄얼리' 열풍이 불었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갖가지 러브스토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였던 것. 올 크리스마스에는 뉴욕에서 펼쳐지는 여섯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노엘'(채즈 팰민테리 감독·17일 개봉)이 더 큰 감동으로 찾아온다. 빛나는 트리와 울려 퍼지는 캐럴이 흥겨운 크리스마스, 들뜬 마음으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설렘과 따뜻한 감동을 전할 이 영화는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수잔 새런든, 로빈 윌리암스, 페넬로페 크루즈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로 치장한 '노엘'은 각 캐릭터가 보여 주는 각기 다른 사랑의 색깔과 그 사랑이 품고 있는 훈훈한 이야기들로 한 편의 영화가 담을 수 있는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상영시간 96분. 전체관람가.

◇혼자인 크리스마스가 싫다면

'서바이빙 크리스마스'(마이크 미첼 감독·24일 개봉)는 벤 애플렉 주연의 코미디 영화. 실연을 당해 크리스마스를 혼자 쓸쓸히 보내게 된 음반기획자 드루가 어린 시절 자신이 자라온 고향집을 찾아가 그곳에 살고 있는 낯선 가족에게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날까지 사흘 동안 자신을 친가족처럼 여기고 함께 지내면 25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해 위기를 넘기려고 하지만 오히려 이상한 가족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나간다.

벤 애플렉의 좌충우돌 연기가 백미인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채우는 건 결국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코믹 요소와 함께 잘 녹아 있다. 돈으로 크리스마스를 사려고 했던 한 남자가 오히려 크리스마스에 동화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상영시간 90분. 12세 관람가.

◇산타의 존재를 믿지 못한다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하는 '폴라 익스프레스'는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를 만든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톰 행크스가 다시 손을 잡고 제작한 애니메이션. 반 알스버그의 동화에 애니메이션의 숨결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산타의 존재를 믿지 못하던 소년이 북극행 특급열차 폴라 익스프레스에 탑승하면서 잃었던 꿈과 희망을 되찾는다는 이야기의 이 영화는 커다란 양말에 손을 쑥 집어넣으면 산타 할아버지가 놓고 간 선물 하나쯤 있을 것 같은 어린 시절의 환상으로 관객을 이끈다.

또 살아 움직이는 동화책처럼 환상적인 화면은 이 영화의 주 감상포인트. '퍼포먼스 캡처' 방식을 통해 톰 행크스가 1인 5역을 소화한 '폴라 익스프레스'는 다른 애니메이션보다 한층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색깔과 애정 어린 시선을 만들어내는 등 마음에 난로 하나 켜놓은 것처럼 따뜻하다. 상영시간 100분. 전체관람가.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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