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때아닌'가롯 유다'논쟁

정치권에 때아닌 '가롯 유다' 논쟁이 한창이다.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이 지난 12일 "이철우 의원이 노동당의 선전기구인 한민전 노선에 따르는 지하당에 입당한 사실이 드러났다"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것이 단초가 됐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이 "심 의원이 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됐을 당시 어떻게 처신했는지 당시 같이 구속됐던 증인들이 다 알고 있다"라며 "심 의원은 가련하고 불쌍한 슬픈 유다"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

그러자 심 의원이 "이 의원을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고발한 열린우리당의 행태가 예수를 팔아먹은 행태가 아닌 지 반성하라"라며 여당 의원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또 김 대변인을 겨냥 "가톨릭 신자의 한 사람으로 대단히 유감이며,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까지 동원하는 것은 예수를 팔아먹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번에는 심 의원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우리당 유기홍(柳基洪) 의원이 나섰다.

그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심 의원과 나는 서울대 동기로 25년 친구지만 지금은 80년대 내가 겪었던 공안검사와 다르지 않다"라며 "당은 다르지만 학생운동의 역할과 민주화를 토론했던 나의 친구는 가롯 유다가 돼버린 듯싶다"라고 가세했다.

심 의원도 지지 않았다.

그는 14일 유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실에 대한 확인은 뒤로한 채 한 울타리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이철우)를 보호하기 위해 친구를 저버릴 만큼 또 다른 삶의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게다가 '가롯 유다' 논쟁은 법적 공방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심 의원은 김 대변인이 80년 당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과 관련, 자신을 '검찰 측 증인'으로 표현한 데 대해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라며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14일 "심 의원이 당시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 측에 유리한 증언을 했다는 의미이지, 심 의원이 피고가 아니라고 한 적이 없다"라며 "심 의원이 검찰 측 증인이었다는 것은 당시 재판을 함께 받았던 분이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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