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홍콩.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추위가 없고 눈도 없는데 무슨 크리스마스냐고. 그러나 지금 홍콩은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겨울축제도 열린다. 올 겨울 환상적인 크리스마스를 맞고 싶다면 화려한 야경과 낭만이 있는 홍콩으로 가보자. 홍콩의 겨울은 볼거리에다 먹을거리, 살거리(쇼핑)까지 가득한 축제의 도시다.
12월이면 홍콩은 다시 태어난다. 매년 연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겨울축제가 열리기 때문. 올해는 26일부터 2005년 1월 2일까지 겨울축제가 열린다. 지난 1일 밤부터 홍콩의 거리는 벌써 축제분위기로 변신한 상태다. 홍콩섬 센트럴 지역의 스태추 광장은 35m 높이의 초대형 트리와 산타마을로 꾸며졌다. 홍콩 섬과 건너편 주룽(九龍)반도 도심지역 각 건물 외벽은 화려한 네온으로 크리스마스를 장식했다. 야경 하나만으로도 이미 백만 달러짜리라는 홍콩이다. 여기다 크리스마스 네온 불빛까지 더해지는 홍콩의 겨울밤은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가는 곳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펼쳐놓은 듯한 익숙한 풍경이다.
홍콩 겨울페스티벌의 백미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라는 빛의 축제. 매일 오후 8시부터 홍콩 섬의 해안에선 18분간 레이저 쇼가 펼쳐진다. 멋진 야경과 어둠을 배경으로 18개의 마천루 꼭대기에서 레이저 조명이 발사돼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레이저 쇼가 가장 잘 보이는 명당은 건너편 주룽반도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 빅토리아 만을 사이에 두고 홍콩 섬의 빌딩 숲이 정면으로 보이는 이곳은 야경만으로도 기가 막히다. 연인의 거리 바로 옆에 지난 4월 조성됐다.
홍콩의 야경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빅토리아 피크(해발 554m)에 오를 수밖에 없다. 높은 곳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거대한 야경은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50층이 넘는 빌딩들이 천연색의 양초를 촘촘하게 꽂아둔 듯 항구를 밝힌다. 일행인 아가씨들이 한결같이 "이곳에서 프로포즈를 받을 수만 있다면…"하고 바랄 정도다.
이곳은 전차와 비슷한 피크트램이라는 열차를 타고 오른다. 45도 급경사를 오르내리는 트램은 그 자체로도 흥미있는 경험이다. 조금 일찍 올라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곁들이며 어둠 속으로 하나 둘 켜지는 불빛을 보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홍콩의 야경은 아편과도 같다. 곧 다시 보고싶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가기도 쉽지않은 걸음. 야경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으려면 삼각대는 필수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피크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 내려다본 홍콩의 야경. 국제금융도시인 홍콩은 밤이 되면 낭만의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빅토리아만을 사이에 두고 멀리 주룽반도가 보인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한미 정상회담 국방비 증액 효과, 'TK신공항' 국가 재정 사업되나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