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사고로 얼룩졌던 대구를 안전문화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대구 중부소방서 변재관(43) 소방교는 16일 서울중앙정부 청사에서 소방방재청 주관 제3회 대한민국 안전대상을 수상했다. 변 소방교는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사고, 경산열차사고, 합천댐 헬기추락사고 등 각종 사고 때 열성적인 인명구조, 화재진압 등 시민 안전의 파수꾼 역할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변 소방교의 이번 수상에는 남다른 감회가 있다. 지난해 2월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 사고가 그것. 소방관에 입문한 지 10여 년이 넘었지만 그토록 참혹한 광경은 처음이었다고. 변 소방교는 "중앙로역 지하 2, 3층에 내려갔을 때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온통 검은 연기뿐이었고, 여기저기서 들려온 비명소리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가능한 한 인명구조를 많이 하기 위해 정신없이 들쳐메고 중앙로역 지하와 지상을 오르내렸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마지막 구조자인 할머니(68)를 들쳐업고 올라가던 중 갖고 있던 산소호흡기를 할머니와 함께 나눠 썼다가 결국 자신도 연기에 질식해 쓰러졌고, 기도 화상 및 폐 손상을 입었다. 그 때 사고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올 2월 정부로부터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변 소방교는 요즘도 병원에서 당시 부상자들을 볼 때면 "내가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더 많은 인명을 구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쉼없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변 소방교는 "연구자료에 따르면 지하철참사 때 부상자 중 75% 정도가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됐다는 사실이 나왔다"라며 "사선을 넘나드는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시민들이 많은 격려를 해 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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