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권 광역상수도 사업 일환으로 건설되고 있는 대곡댐 수몰 예정지인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삼정리에서 3-7세기에 축조된 신라시대 무덤만 총 1천100여 기에 달하는 기록적인 숫자가 확인됐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문화재조사연구단(단장 김정기)은 2002년 9월 이후 이곳에 대한 조사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 6 동, 목곽묘 150 기, 석곽묘 800여 기, 석실분 31 기, 옹관묘 12 기, 수혈 10여 기 등 약 1천100기에 달하는 유적을 확인했다고 17일 말했다.
이 중 목곽묘 제26호분에서는 갑옷 일종인 철제 찰갑(札甲)이 출토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찰갑은 TV 사극에서 장군들이 입는 전투복으로 흔히 등장하는 것으로 비늘 같은 쇠판들을 촘촘하게 덧댄 형태를 말한다.
이번 찰갑은 목가리개가 결합돼 있으며 총 11단 이었다고 추정된다.
각 쇠판은 위가 둥글고 아래는 각이 진 형태로 길이 13㎝, 폭 3㎝ 안팎이다.
그러나 허리띠 장식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쇠 찰갑은 김해 양동리 76호분과 동래 복천동 57호분 출토품, 전(傳) 김해지역 출토품 등의 4세기 대 고분 유물과 닮아 있다.
한성시대 백제 주요 도성 유적인 서울 몽촌토성에서는 동물 뼈로 만든 찰갑이 출토된 바 있고, 고구려 개마총 벽화에도 이런 찰갑을 입은 전투병이 보이고 있다.
목곽 77호분에서는 머리 부분이 깨져나간 오리 모양(鴨形) 토기, 신선로형 토기, 유개대부 직구호(有蓋臺附直頸壺· 덮개와 받침대가 있고 아가리가 고추 선 항아리), 단경호(短頸壺·목짧은 항아리) 등의 토기류 13점과 환두대도, 창과 도끼 등의 철제품 7점이 출토됐다.
이 목곽묘는 3세기 중·후반에 축조됐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번 조사 성과에 대해 조사단은 "경주와 울산 지역 고분문화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를 확보한 동시에 이 지역에 강력한 정치집단이 존재했음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유적의 중요성에 비추어 이곳은 사적 지정 등을 통해 당연히 보존되어야함에도 상수도원 확보라는 개발 논리에 밀려 수몰이 불가피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상태이지만, 여전히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그 대안으로 수자원공사는 대곡댐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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