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부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을 '올해의 인물'에 선정했다. 타임이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은 그해 미국

과 세계의 정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가장 많은 논란과 뉴스거리를 제공한 사

람 가운데 선정되며 반드시 훌륭한 인물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타임 최신호(12월27일.1월3일자 합병호)는 커버 스토리에서 "자신의 목표를 관

철시키는 과정에서 논란을 야기하거나 적을 만들더라도 개의치 않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자신과 국가의 명운을 거는 도박꾼"인 부시 대통령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

다고 밝혔다.

타임은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처음 실시된

자사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이 49%에 불과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이런 문

제는 다시 선거에 나올 필요가 없는 그에게는 큰 우려사항이 아니다"면서 "자신이

만든 적으로 업적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부시 대통령이 주어진 임기의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신의 '역사적

인 도박'이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 사례로 선거를 통해

민선정부를 수립한 아프가니스탄을 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아

프가니스탄 문제가 궁극적인 해결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선거를 무사히 치른

것은 놀라운 일이며 특히 그동안 벌어졌던 숱한 논란을 생각할 때 괄목할 만한 일"

이라고 자평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특히 외교안보 문제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빚어진

것은 자신의 의도였음을 내비쳤다. 그는 "선거는 미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할 지

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논쟁의 초점을 다른 문제로 옮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

지만 나는 사람들이 내 생각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기를 원했다"면서 "이 모든 논쟁

과 소란, 정치적 수사들은 외교정책에 관해 이 선거가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를 분명

히 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부시 대통령이 "비전의 원대함에서는 로널드 레이건과, 전술적인 치밀함

에서는 빌 클린턴과 필적할만 하지만 의회의 양원에서 모두 다수를 확보함으로써 정

치적 성적은 두 전직 대통령을 능가했다"면서 "이러한 업적은 인기없는 전쟁과 좋지

않은 경제의 와중에서 숱한 사회적 갈등, 특히 대부분 자신을 둘러싼 갈등을 겪으면

서 이뤄진 것"이라고 그의 정치적 수완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타임은 이러한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이 초래할 부작용도 경고했다.

이 잡지는 "지난 2000년 '분열이 아닌 단합'을 약속했던 그는 이제 '타협의 종말'을

두번째 임기의 유산으로 남길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타임의 짐 켈리 편집국장은 "부시 대통령이 올해의 인물로 선택된 것을 두고

그의 지지자들은 환호하겠지만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한숨을 쉴 것"이라면

서 "그러나 그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가 지난 50년간의 역대 미국 대통령 가

운데 가장 영향력있는 대통령중 한 명이란 점은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국

장은 당초 부시 대통령의 정치고문인 칼 로브나 영화감독인 마이클 무어, 멜 깁슨

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는 것에 관해 사내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올해의 인물'은

한해동안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뉴스나 생활 등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

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 잡지는 지난 2000년의 '올해의 인물'로도 부시 대통령을 선정한 바 있다. 지

난해에는 이라크 전쟁을 수행했고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한 미군

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2002년에는 월드컴과 엔론의 회계부정에 얽힌 비리를

폭로한 여성 3명이, 2001년에는 9.11 테러 후 뉴욕시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한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이 '올해의 인물'로 뽑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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