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부고속도로 개통…시·군 발전전략 짜기 잰걸음

'내륙 오지'탈출 첫 걸음 뗐다

지난 96년 10월 첫 삽을 뜬 김천(경북도)-여주(경기도) 구간 총연장 151.1㎞의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착공 8년2개월 만인 15일 완전 개통됐다.

그 동안 '내륙의 오지'로 버려졌던 경북 북부 시·군 등 주변 지역은 새 고속도로 개통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다양한 개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고속도로가 직접 지나는 문경, 상주, 김천과 국가공단이 위치한 구미시도 고속도로 개통의 시너지 효과 발휘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에 나섰다.

△문경

문경시는 중부내륙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개발전략으로 '문경, 사계절 휴양지로 변해야 산다'를 구호로 내걸었다.

문경은 그 동안 접근성 문제로 '산골'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젠 고속도로가 개통된 만큼, 도시 사람들이 '그곳엔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쉽게 찾고 체험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 육성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0km에 이르는 백두대간 청정 자연의 관광자원화와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문경새재 7.5km 황톳길, 문경새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곤충과 자생식물, 야생동물 그리고 내년 문을 여는 자연 생태공원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는 계획. 사극(史劇) 오픈세트장인 KBS드라마 촬영장도 특별한 볼거리로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국내 제2의 탄전지대였던 문경의 지난 날 모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석탄 테마파크조성과 명상 웰빙타운 건립을 통한 관광휴양도시로의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화목이 많고 흙이 많고, 물이 많은 삼다(三多)를 이용한 전통방식 가마에 의한 도자기 제작도 문경만의 전통으로 널리 알릴 방침. 내년 7회째를 맞는 문경 전통찻사발축제를 한국대표 축제로 키운다는 각오다.

또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 열린 문경산악영화제를 더욱 키운다는 복안. 항공레포츠의 메카로 떠오른 문경활공장, 문경온천, 철로자전거, 문경유스호스텔, 문경관광호텔, 불정자연휴양림은 프로그램을 더 다채롭게 한다는 계획이다.

문경시 서원 문화관광과장은 "겨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설산등반과 문경새재 눈길걷기, 해맞이 산행, 경천호 빙어낚시, 빙벽등반 등 특별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

한반도 중심이면서도 접근성이 나빴던 상주는 중부 내륙고속도로와 2008년 개통 예정인 상주~청원~당진간 고속도로 등 잇단 교통환경 개선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또 상주~안동~영덕과 상주~영천~포항 간 민자 고속도 등이 공사중이거나 건설 예정이어서 앞으로는 2시간 내에 전국 어느 곳으로도 통하는 교통중심지가 된다.

이번 개통으로 180km인 상주-서울은 2시간대 생활권으로 가까워져 고속도로 중심의 물류 및 산업 기반시설의 개발가능성이 급속히 증가,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주시 김경오 농림건설국장은 "대도시와의 연계강화로 지역 농산물의 판매촉진과 기업유치, 인재확보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접근성이 뛰어나 물류와 유통 중심지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관광·문화 분야에서도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수요 증가와 문화생활권 확대가 예상된다.

상주시는 경천대 관광권역을 중심으로 역사민속 박물관과 전통예절관, 상주예술촌, 명주박물관 및 명주복합타운, 한방자원 산업단지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주에는 벌써부터 물류이동 등 입지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지역 농공단지 입주를 타진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농축산물의 대도시 수송비용 절감과 신선도 유지로 가격 경쟁력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래형 혁신도시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과학기술농업 혁신도시'조성과 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이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천

김천의 최대 과제는 조속한 시일 내에 김천 아포에 차량이 진출입할 수 있는 인터체인지(IC)를 설치하는 일. 명칭은 여주~김천 아포 간 고속도로지만 정작 김천 아포에는 IC가 없어 현재로선 경부고속도로와의 분기점(JC) 역할에 불과하기 때문. 그러나 향후 김천 아포IC가 설치되면 아포읍을 중심으로 김천이 물류거점도시로 새롭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김천시 농소면 월곡리 일대 들어설 경부 고속철 김천역사와 연계한 역세권 개발계획을 위해 아포IC 설치는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는 만큼 아포읍의 발전 가능성은 상당한 상황이다.

아포IC가 1,2년 내 설치되면 아포읍이 한강 이남 최대 교통 요충지로 부상, 물류거점도시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김천시는 기업유치를 위한 신규공단 조성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김천 직지사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직지사 주변의 직지 문화공원을 각종 이벤트가 있는 공원으로 꾸미는 한편 이미 계획이 수립된 불교문화공원 조성도 서두르기로 했다.

김천의 임인배 국회의원은 "지역민의 숙원인 아포IC 설치 문제는 건설교통부와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친 사항으로 설치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예산확보 문제로 설치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불투명하지만 최근 조기 설치를 건교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설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정국 김천시의회 의장도 "아포IC가 설치되면 김천은 고속철 역사와 연계해 김천지도를 확 바꿀 정도로 엄청난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미

전체 규모 720만평(1~4단지)의 세계적 전자 산업단지 구미공단도 새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경부 고속도로 동대구~구미 왕복 8차로 확장,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에 이은 이번 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은 구미공단의 교통 인프라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것이 때문.

지금까지 구미공단의 물류수송은 90% 가까이 경부고속도로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중부내륙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뚫리게 됨에 따라 경부고속도로에 집중됐던 수송루트 분산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이번 고속도로가 현재의 경부고속도로 교통량의 20%를 흡수, 연간 물류비 절약액이 8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미공단을 기준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최근 개통된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구미~동대구 간 8차로 확장구간이 서로 연계망을 형성할 경우 물류비용 절감 환산효과가 연간 2천6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제 곧 구미공단에서 생산된 삼성 휴대전화와 LG의 LCD·PDP 등 첨단 디지털 TV를 가득 실은 컨테이너 차량이 경부 고속도로 상행선으로 달리다 김천 아포에서 중부 내륙고속도로로 진입, 상주~충주~여주~서울로 곧장 내달리게 되는 셈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박광석 중부지역본부장은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영남과 충청권, 수도권을 잇는 신속한 수송로를 확보, 구미공단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장영화기자 구미·김성우기자 김천·이창희기자 상주·엄재진기자사진: 김천시 아포읍 일대 전경. 사진 왼쪽 경부고속도로 중간 지점에 중부내륙고속도로 분기점이 보이고 오른쪽 성주 방면으로 공사 진행 중인 구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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