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경기 때문에 범죄도 줄어드나?"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20일 0시쯤 남부경찰서 형사계는 당직 형사 3명만이 달랑 남아 있었다.
예년에는 송년회 회식 등 연말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로 형사계가 왁자지껄했으나 올해는 적막하기까지 했다. 지난해만 해도 사건 관계인을 조사하는 형사들과 피의자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취객들이 소란을 부리는 등 시장판을 방불케 했다.
당직을 서던 전용철 경장은 "올해는 정말 연말 실감이 안 난다"며 "예년 같으면 특히 술에 취해 치고 받는 폭력사건이 많아 시끄러웠는데 올해는 유난히 조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창기 형사반장은 "평소 남구내에서 5,6건의 폭력사건이 발생했는데 연말인데도 요즘은 2,3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경기가 어려워져 술을 덜 먹고 일찍 귀가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실제 남부서에서 올 들어 11월 말까지 발생한 강·절도 등 5대 범죄 발생은 2천1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천488건보다 13.4%인 334건이나 줄었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5대 범죄 발생은 77건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 235건의 32%에 불과하는 등 범죄가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경찰서 유치장도 텅 비었다. 이날 남부서에는 15명 유치인이 있었지만 이 중 13명은 대구경찰청에서 유치한 것이고 고작 2명만 폭력·절도사범이었다.
또한 음주운전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평소에는 2시간 정도 음주단속을 하면 3,4건의 실적이 있었으나 요즘은 술을 적게 마셔서인지 적발건수도 줄었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김봉식 남부서 수사과장은 "관내 유흥가가 밀집돼 있는 봉덕동 가든호텔 주변 등은 연말연시 때면 폭력·절도 등 각종 범죄발생으로 우범지대였지만, 이제는 옛말"이라며 "시민들이 호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자 술집에는 아예 가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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