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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 약초같은 귀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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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타계한 언눔 전우익의 삶

19일 79세를 일기로 경북 봉화군 상운면 구천리에서 타계한 언눔 전우익 선생은 평생 땅과 더불어 살면서 자연과 벗한 삶의 바른 길을 깨우쳐 준 인물이었다.

1925년 경북 봉화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서울에서 중동중학을 졸업하고 대학에 다닌 그는 해방 후 민청에서 반(反)제국주의 청년운동에 참여했다 투옥된 지식인이었다. 한국전쟁 때 풀려났다가 사회안전법에 걸려 다시 수감돼 6년간 감옥에서 보낸 그는 이후 낙향, 지금껏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왔다.

시인 신경림은 언눔을 가리켜 '깊은 산 속 약초 같은 귀한 사람'이라고 했다. 나무를 내 몸 같이 사랑하며 산 그는 평생 세 권의 산문집을 냈다. 틈틈이 가까운 이들에게 보냈던 편짓글을 모아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1993)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1995) '사람이 뭔데'(2002)를 묶어내면서 자연과 벗한 삶의 바른 길을 깨우쳐 주었다. 이들 책에서 그는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사는 생활철학과 심성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혼탁한 세상에 맑고 깨끗한 삶의 지혜를 전해주었다.

지난해 5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해온 언눔은 그해 12월 말 격월간 '대구사회비평' 발행인 시인 김용락씨와 가진 대담에서 평소 입버릇처럼 말해왔듯 "공부 많이 하라"라며 21세기를 사는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남기기도 했다.

해방 정국에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살다가 고향 봉화 오지에 둥지를 틀고 흙처럼 살다 땅으로 되돌아간 그는 역사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받은 상처를 함께 아파하고 보듬으며 가난하고 억센 삶을 산 이 시대의 한 사람이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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