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2004년 연예계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말은 없을 듯하다.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스타가 있는가 하면 재기불능에 가까운 타격을 입으며 생애 최악의 해를 보낸 톱스타들도 즐비했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스타들을 중심으로 2004년 한 해를 정리해본다.
◇생각하기 싫은 2004년=올 하반기 연예계 핫이슈는 단연 스타들의 병역 비리 사건이었다.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 쟁쟁한 스타들이 신장 질환을 빙자한 불법 병역 면제자로 밝혀지면서 여론의 비판이 해일처럼 쏟아진 것. 특히 송승헌의 경우 드라마 '슬픈연가'의 출연 여부를 둘러싸고 연예계와 정치계 일각에서 송승헌의 입대 시기를 늦추자는 움직임이 일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송승헌은 결국 거센 여론의 저항과 병무청의 원칙 고수로 지난달 16일 군에 입대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진실에게도 2004년은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다.
최진실은 올 한해 동안 가정폭력과 이혼, CF소송건으로 각종 언론 매체의 연예면을 장식했다.
지난 2000년 스포츠 스타였던 조성민과 결혼한 최진실은 2년 이상 가정 불화에 시달리다가 결국 지난 9월 이혼했다.
이 과정에서 조성민에게 폭행을 당한 모습이 공개됐고 최근에는 그녀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한 건설사가 이혼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로 피해를 당했다며 3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내 이슈가 됐다.
최진실은 올해 초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던 드라마 '장미의 전쟁'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연예계 복귀가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이승연은 섣불리 누드 촬영에 나섰다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녀는 올해 초 위안부를 소재로 한 세미누드를 기획했다가 여론의 혹독한 비난에 직면했다.
이승연은 필름을 전량 소각하고 할머니들의 쉼터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했지만 국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한동안 활동을 중지했던 그녀는 영화 '빈집'에 출연하면서 재기를 노렸으나 최근 SBS 드라마에서 배역을 맡을 것이란 얘기에 네티즌들이 또 한번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드라마 출연이 무산됐다.
◇더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2004년 가장 행복했던 스타는 바로 '욘사마' 배용준이다.
지난해 '겨울연가'가 일본NHK의 위성방송에 소개되면서 일본 중년 여성들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욘사마' 광풍은 올해 절정에 달했다.
아사히 신문이 '욘사마'를 올해의 최대 유행어로 선정했고 일본 다이치 생명경제연구소는 한일 양국에서 배용준과 '겨울연가'의 경제효과가 무려 2조3천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을 정도. 무엇보다도 '욘사마' 신드롬은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굴절된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꿔놓는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 국내 연예계 최고 스타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사람은 김태희다.
최근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순위 조사에서 김태희는 '올 한 해 가장 뜬 사람'과 '드라마 속 최고의 여자배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연예계 데뷔 당시 서울대 출신으로 화제가 된 김태희는 '천국의 계단', '구미호외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미모와 지성을 겸비했다는 이미지를 한껏 활용해 10여 개에 달하는 TV광고에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활동무대를 넓혀 더욱 사랑받았던 스타들도 있다.
방송 3주 만에 시청률 40%대에 육박하며 돌풍을 일으킨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시청자들에게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뽑혔을 정도로 그 인기는 대단했다.
그 일등공신은 바로 스크린 최고스타인 박신양이었다.
박신양은 빼어난 연기력과 연기호흡으로 안방 팬들을 매료시켰다.
극중 대사인 '애기야 가자'는 일약 유행어로 떠올랐고 극 중에서 직접 부른 '사랑해도 될까요'가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등 1년 내내 시들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에릭도 마찬가지. 그룹 '신화'의 멤버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4월 MBC 드라마 '불새'에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재벌 2세 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에릭은 드라마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각종 CF에서 더욱 두각을 드러내며 2004년 CF 킹에 등극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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