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 미용실 기업화 바람

가맹점 300개…직원 1천명…주5일 근무

미용실에는 계급이 있다.

전국적으로 8만여 개를 웃돌 정도로 미용실이 성업중이지만 미용실이라고 해서 다같은 것이 아니다.

주부들의 부업가게처럼 운영되고 있는 소규모 '동네미용실'에서부터 대학가 주변에 자리잡은 중견규모의 미용실,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전문적인 서비스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유명헤어숍은 물론, 유명연예인들을 단골고객으로 자랑하면서 토탑뷰티샵으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지역의 최고급미용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용실의 변신= 미용실의 변화는 미용실이라는 전통적인 상호를 과감히 버리는데서부터 시작된다.

'헤어스튜디오'나 '헤어샵' '헤어비스' 등에서부터 '헤어&페이스' '뷰티살롱' '뷰티샵' '헤어갤러리'등을 붙이는가 하면 정현정 파라팜,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등으로 상호에서부터 특별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화여대앞에서 수십년동안 지명도를 높인 '은하미용실'은 이미 '미용실'을 버리고 '은하BNC'로 새로 출발했다.

프랜차이즈화를 통한 매장대형화로 전국적인 미용전문서비스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미용실은 준오헤어, 이가자헤어비스, 박준뷰티랩,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등 유명헤어디자이너들이 경영하던 미용실이다.

이들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최신마케팅기법과 고객관리(CRM)기법을 도입하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30개에서 300개에 이르는 가맹점을 통해 기업화에 나서고 있다.

직원수가 1천 명이 넘는가 하면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추진하는 미용실도 있다.

특히 이가자헤어비스는 중국에 진출, 중국의 고소득계층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고 박준뷰티랩도 미국과 호주 등 우리 교민들을 주 타켓으로 보고 확장을 꾀하는 등 해외시장쪽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미용산업만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청담동의 한 고급뷰티샵 매니저는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경제불황의 영향을 적게받고있다" 며 "청담동지역의 뷰티샵들은 여전히 평년수준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경 헤어페이스'의 헤어디자이너 현규씨는 "사실 IMF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와서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 "요즘 강남은 전과 비슷하다.

큰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엄살은 '비약적으로 급성장하던 최근 수년간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뜻으로 들렸다.

다른 한 헤어디자이너는 "경기불황이지만 별로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 청담동지역에 고급뷰티샵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토탈화로 변신을 꾀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수년간이다.

샵 우리나라의 최상류층 소비를 이끌고 있는 강남문화의 대표적인 지역은 강남구 압구정, 청담동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최고급 수입브랜드 의류매장에서부터 유명헤어디자이너나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내건 고급 뷰티샵들이 밀집해 있다.

고급뷰티샵들의 특징은 헤어디자이너보다는 유명 메이크업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내건 경우가 더 많다.

'김청경 헤어페이스'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등이 그것이다.

이가자헤어비스나 박준뷰티랩 등 대형화로 승부수를 던진 미용실들이 헤어디자이너로서의 명성을 이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헤어디자이너 보다는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보다 전문적인 토탈뷰티샵이라는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는 셈이다.

"김청경이라는 이름은 내걸었을 때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것이 김청경헤어페이스 관계자의 말이다.

이들의 서비스는 전통적인 머리손질 등에서 벗어나 피부미용 등 피부관리는 물론, 메이크업과 네일 및 발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토탈화를 지향하고 있다.

단독건물을 새로 신축, 고급화 이미지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청담동 고급뷰티샵들의 또 다른 특징이다.

건축양식을 살린 5, 6층짜리 건물 전체를 1층에서부터 전층을 사용하면서 토탈뷰티샵으로 활요하고 있는게 보통이다.

1, 2층은 피부미용 등 에스테틱, 3, 4층은 머리손질, 5, 6층은 메이크업과 웨딩관련 서비스 등으로 토탈화돼있다.

또 하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지명도를 확보한 고급튜티샵들은 피부미용 등으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화장품을 개발하는가 하면 외국계화장품브랜드와 손잡기도 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씨가 한국여성의 얼굴색에 맞춰 개발한 립스틱 '아쿠아 델리스'는 로레알파리가 제품화한 것이다.

정샘물인스피레이션의 정샘물씨는 설탕과 우유 콩 등 자연소재를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와 손을 잡았다.

로레알과 웰라 등 헤어관련 유명 외국브랜드들이 고급제품을 출시하면서 청담동 고급뷰티샵들을 주요타겟으로 삼고있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이들 브랜드의 최고급제품은 시중에서 판매되지않고 이들 고급뷰티샵들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고급뷰티샵과 연예인 유명연예인들과의 관계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연예가의 웬만한 소문들이 이들 미용실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이미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라면 유명연예인들의 출입여부가 이들 뷰티샵들의 유명세와도 연결되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연예인 뿐 아니라 스포츠스타들도 이제는 이들 뷰티샵들의 단골고객이다.

2002월드컵이후 축구스타들이 상종가를 칠 때 이들의 섭외에는 청담동 뷰티샵 원장들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연예인들의 출입에 대해 김청경 헤어페이스의 헤어매니저는 "연예인들과 친하거나 연예인들이 출입하는 것이 매출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우리샵이 최고라는 것을 과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청경 헤어페이스의 김청경씨는 한 방송사의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일한 경력을 십분 발휘, 연예계의 마당발이다.

김남주, 송혜교, 채시라, 도지원, 오현경, 최수지, 손태영, 소유진 등이 단골로 꼽힌다.

전도연 신애라 유호정 등은 이경민 헤어&메이크업의 이경민원장과 친분이 깊다고 하고 황신혜, 이미연, 전지현 등은 정샘물씨의 단골들이라고 한다.

이영애 장진영 등은 이희 헤어&메이크업을 자주 찾는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사진: 서울 김청경 헤어페이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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