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 없는 혼란 속에 정시모집 가군 전형이 끝나고 나군 일정이 진행 중이다. 수능 성적만 반영하는 대학은 이미 다군도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의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입학 정원은 이미 몇 해 전에 전체 수험생 수보다 많아져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과들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제 대학입시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이다.
2005학년도 대입에서는 명문대학들의 경쟁률이 유난히 치솟았다. 소신 지원하고 실패하면 재수를 해서라도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에 가겠다는 것이다. 최근의 대학입시는 취업 전쟁에 맞먹을 정도로 치열하다.
2006학년도 입시 열기도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주부터 대부분 고교에서 겨울 방학 보충수업이 시작된다. 여기에다 상당수 학원은 1월 초부터 재수생을 모아 본격적인 수능 대비에 들어갔다. 우리 사회에서 대입 열기는 처절한 생존 경쟁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2006학년도 대입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뛰어야 한다. 재학생들은 방학 동안 모든 것을 정리하겠다는 각오로 학원에도 나가고 과외도 받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먹은 대로 진도는 나가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해 주리라고 믿었던 학원 수업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이야말로 학습 계획과 공부 방식, 학원 공부의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겨울방학이 사실상 2월 말까지 두 달이나 되므로 이 기간은 고3 생활 전반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이다. 효율적인 방학 학습 전략과 학원 이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본다.
▶ 국'수'영이 입시를 좌우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7차교육과정은 전년도와 비교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사회'과학탐구에서 선택 과목 간 표준점수의 유불리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그러나 12월 14일 성적이 발표되자 선택 과목의 표준점수 차이가 큰데도 불구하고 입시를 좌우하는 것은 여전히 국어, 수학, 영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수학, 영어에서 고득점한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예비 고3 수험생들은 방학 동안 국어, 수학, 영어의 기본을 확실하게 다지고 그 바탕 위에서 심화 학습을 해야 한다. 언어 영역은 문제집 풀이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소재의 글 읽기를 통해 독해력을 배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리 영역은 수능 시험의 직접적인 출제 범위인 수학Ⅰ,Ⅱ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기초가 되는 10-가, 나를 심도 있게 정리해야 한다. 10-가, 나가 확실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영어는 7차교육과정에서 가장 어려워질 과목으로 예견되었고 실제 수능시험도 어렵게 출제 되었다. 종전의 유창성(fluency)에다 정확성(accuracy)이 추가되면서 어휘와 문법 실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방학 기간에 중요 문법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그 다음 독해력 배양을 위해 다양한 소재의 영문을 많이 읽어야 한다.
▶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라
방학이 되면 많은 수험생들이 지나친 기대를 한다. 취약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조급해져 지나치게 욕심을 낸다. 그러나 방학은 지친 심신을 쉬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다소 여유 있게 보충할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평소보다 잠도 더 자고 쉬는 시간도 더 많게 해야지 욕심 때문에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면 며칠 못 가서 포기하게 되고 결국은 학습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많은 수험생들이 겨울 방학을 약진의 시기로 생각하지만 최종적인 실력은 고3 후반기가 되어야 드러난다. 방학 기간에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은 무리이다.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알차게 시간 관리를 하는 수험생만이 최후에 웃을 수 있다. 계획은 다소 여유 있게 세우고 실천은 제대로 하겠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 취약 과목은 교과서로 보충하라
방학 동안에는 보충수업이나 학원 수업을 통해 주로 실전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으면 나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방학 동안에 시험 공부의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반드시 다시 정리해야 한다.
이 기간에 모든 과목을 다 정리하겠다는 욕심도 무리지만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을 한 곳만 정해놓고 특정 과목만 공부함으로써 미리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수'영은 기본적으로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취약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 학원 수강과 과외는 신중하라
많은 수험생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취약한 과목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학원 수업과 과외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몸만 바쁘고 실효를 못 거두기 쉽다. 방학 동안 거의 모든 과목을 학원에서 수강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듣는 수업에만 몰두하다보면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고 스스로 다질 시간이 없어 아는 것 같은 문제도 실제 풀이는 어려워진다. 가능하면 학교 수업을 통해 해결하되 학원에 가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는 한두 과목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은 여러 과목을 묶어서 강의하는 학원이 적잖은데 이 경우도 큰 실효를 얻기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보다는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최근에는 공부방을 중심으로 맨투맨 식 개인지도가 유행하고 있다. 대부분은 실제 수업 진행 방식, 강의 내용, 학생 관리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강의와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강료만 비싼 것이 문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강의의 질적인 차이는 없으면서 단순히 수지 타산을 맞추기 위해 그룹지도와 개인지도 반을 만들어 고가의 수강료를 받는 학원도 많다. 학생과 학부모는 그 차이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정상적인 수강료를 받으면서도 알찬 강의를 하는 학원을 찾을 수 있다.
개인지도로 피해를 입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예상외로 많다. 개인지도는 고액이라 피해를 입고도 공개적으로 하소연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바람잡이 학부모나 브로커를 동원해 허위 과대 선전을 하는 학원을 주의해야 하며 지역의 유명 인사나 여러 학교의 우수 학생을 들먹이며 자기가 지도했다고 과시하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 적절한 운동과 건강관리
입시는 장거리 경주이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한결같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성패의 관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 자신이나 학부모는 건강 상태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지금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축농증과 같이 학습 장애 요인이 되는 질병은 방학 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학 동안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에 아침을 거르는 수험생들은 이번 방학을 계기로 꼭 아침 식사를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오전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점심을 먹고 난 오후 시간에는 졸음을 견디기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수험생이 성적이 좋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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