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50회 장기공연에 돌입하는 '맘마미아' 무대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세 아줌마 주인공 박해미(41), 전수경(39), 이경미(44)씨를 10일 만났다.
불혹을 넘긴 나이들이지만 인터뷰 내내 이들의 수다에 휩쓸려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다 내 얘기 같아." "영국에서 했던 공연보다 국내 관객들의 반응이 더 나아." 세 아줌마는 무대 밖에서도 똑같은 모습이다. 웃고 떠들고 다투고 토라지고….
세 여배우는 모두 우리 뮤지컬계의 베테랑들. 전수경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와 '넌센스 잼보리'부터 얼마 전 '브로드웨이 42번가'까지 누벼온 스타이고, 박해미는 그간 주로 조연으로 활약하다 이번에 주인공을 꿰찼다.
이경미는 뮤지컬뿐 아니라 연극무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다 영국 유학으로 잠시 뜸했다.
'아바 세대'인 이들은 하루종일 아바 노래의 화음에 묻혀 연습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고 했다.
"아바 노래는 부르는 사람은 힘들지만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노래지요. 게다가 아바 노래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쉽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죠."(박해미)
"공연을 본 대부분의 사람이 아바 노래가 뮤지컬 넘버인 줄 착각해요. 저도 이번에 연습을 하면서 정말 놀랐지요. 노래 속에 세대를 뛰어넘는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니."(전수경)
"영국 유학 시절, 맘마미아 초연을 본 적이 있는데 제가 직접 출연까지 할 줄이야. 정말 기뻐요."(이경미)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배우들이지만, 영국 음악감독 등이 내한해 배우 기량의 모든 것을 발가벗긴 3주간의 지옥 오디션을 통과한 끝에 배역을 따냈다.
전수경은 "오디션 과정은 물론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을 하면서 동시에 맘마미아 연습을 하느라 매우 힘들었지만, 이 뮤지컬은 우리 또래 여성들을 위한 작품인 것 같아 무척 공감이 간다.
마치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경미는 "그래서 아줌마 관객들이 더욱 열광하는 것 아니냐"며 거든다.
"우리나라 지방공연 사상 처음으로 50회 이상 장기공연을 한다는 점은 이번 공연이 대구시민들에게 무척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말하는 이들은 "국내 최고의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그동안 최선을 다해 연습한 만큼 좋은 공연을 무대에 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사진설명 : 무대 위에서 만큼은 20대 젊은이들을 능가하는 열정을 발산하는 뮤지컬계의 베테랑 이경미, 박해미, 전수경(왼쪽부터)씨.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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