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꺼풀이여 벗겨지지 말지어다
흰콩꺼풀이든 검정콩꺼풀이든 씻겨지지 말지어다
색맹(色盲)이면 어때 맹맹(盲盲)이면 또 어때
한평생 오늘의 콩꺼풀이 덮인 고대로 살아갈지어다
어떻게 살아도 한평생일진대
불광(不狂)이면 불급(不及)이라지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느니
이왕 미쳐서 잘못 본 이대로
변함없이 평생을 잘못 볼지어다
잘못 본 서로를 끝까지 잘못 보며
서로에게 미쳐서[狂]
행복에도 미칠[及] 수 있기를
빌고 빌어주며 예식장을 나왔다.
유안진 '콩꺼풀'에서
새로이 탄생하는 신랑신부에게 축하의 시를 써 보낸다.
눈에 씌인 콩꺼풀이여, 제발 벗겨지지 말지어다.
무지개 찬란한 색으로 덮어씌여진 콩꺼풀이여, 제발 벗겨지지 말지어다.
어쩌다 눈에 씌인 콩꺼풀이 벗겨지려 한다면, 그것은 사랑의 철칙과도 같은 거니까. 얼른 안경이라도 맞추듯이 다시 콩꺼풀을 쓰고 예쁘게 볼지어다.
이 시는 '눈에 콩까풀 씌였다'는 친숙한 우리말에다 요즘 유행하는 '불광불급'이란 한자성어를 더하여 재미와 깊이를 준 생활시로 독자들이 좋아하겠다.
박정남 (시인)




































댓글 많은 뉴스
남북 교류 막혔는데 또 1515억…"남북협력기금 '쌈짓돈' 우려"
李대통령 "개혁 이름으로 개혁 방해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
프랑스 다음은 중앙亞…李대통령 외교엔 빈틈 없는데, 인사·부동산엔 언제 답하나
김승원 "취임 시 국힘 정당해산 요건 검토…공소 취소 폐지는 신중해야"
정부, 北 병원 의료장비 166종 지원 추진…김대식 "굴종적 대북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