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은 국제 금융시장으로서 외국 금융자본이 활발히 활동 중이며 영국의 대형 은행들은 국내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국제적 활동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영국의 지방은행들은 해당 지역에서 소매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은행 위주로 짜여진 영국 금융시장 질서 속에서 대형은행에 맞서지 못하고 고만고만하게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맨체스터에 본사를 둔 코퍼레이티브(Co-operative)은행은 예외이다.
식품회사, 여행사, 장례회사, 자동차 판매회사 등을 둔 코퍼레이티브 그룹의 자회사인 코퍼레이티브은행은 영국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 지방은행이다.
2003년 말 현재 총 자산이 94억8천만 파운드(약 21조 원)로 1996년 45억 파운드, 2000년 67억8천만 파운드에서 비약적으로 성장, 영국에서 14번째로 큰 은행이 됐다.
2003년 말 현재 세전 이익은 1억3천만 파운드(약 2천800억 원), 영업이익은 5억 파운드(1조1천억 원)인데 영업이익은 1996년 2억8천만 파운드, 2000년 4억3천만 파운드로 1996년에 비해 78.5%나 성장했다.
세전 이익은 1996년 4천600만 파운드, 2000년 9천600만 파운드로 1996년에 비해 182% 증가했다.
이러한 이익 증가율은 영국내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와중에 달성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재 기업금융센터 11개, 무인 점포 30개 포함 150여 점포를 두고 4천100여 은행원을 거느리고 있다.
코퍼레이티브은행은 1872년 도매업협동조합(CWS: Cooperative Wholesale Society)의 은행부문(대출 및 예금)으로 출발했다.
1960년대까지 영국 생활협동조합의 실적이 순조롭게 확대되면서 생협의 여유자금 운용과 생협 직원 대출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접어들어 영국에서 대형 슈퍼마켓이 잇따라 만들어지고 조합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다.
1971년에 협동조합은행법(Cooperative Bank Act)이 제정되고 은행으로 독립한 코퍼레이티브은행은 1975년 어음교환 은행의 자격을 얻어 본격적인 상업은행으로 활동을 벌이게 됐다.
그러나 1970년대 말까지 과다한 복지 지출,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 노조의 강대화로 인한 정치적 간섭 등으로 인해 '영국병'이 깊어가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은행 경영난도 심화했다.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1980년 이후 민영화, 구조조정, 합병 등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을 취함에 따라 금융계에 '빅뱅'이 휘몰아치자 코퍼레이티브은행도 중소기업, 개인 고객들과의 거래를 늘려 조합에 대한 영업 의존도를 낮추는 등 새로운 생존 방식을 모색했다.
점차 회복 국면에 접어든 이 은행은 1970년 당시 총 거래의 60~70%에 달하던 생활협동조합의 비중을 낮추기 시작, 현재는 10%까지 내렸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다른 상업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협동조합 이념에 부합하면서도 정체성을 높이기 위한 '윤리 경영'을 추진,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윤리 경영을 통해 생태 환경, 반전 등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가진 중·고소득층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경영 성과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게 됐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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