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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는 애 젓도 못 물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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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를 수용시설에 두는 것이 인권국가의 모습입니까?"

갓난아기를 돌볼 수 있도록 보호소 수용을 일시 해제해달라는 한 외국인 여성 불법체류자의 요청을 출입국관리당국이 거부, '인권 침해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14일 서구 중리동의 한 제조업체에서 대구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에 적발돼 보호소에 수용된 불법체류자 블라다(27·러시아)씨.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4월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블라다씨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정부의 합법화 조치로 불법체류 신분에서 벗어났지만, 2년 만인 지난 해 4월 다시 불법체류자가 됐다. 한국에서 만난 필리핀인 남편(28)도 불법체류자로 단속을 피해 몸을 숨긴 처지다.

생후 8개월 된 아들이 걱정된 블라다씨는 외국인상담소에서 마련한 외부 쉼터에서 아들과 며칠 만이라도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소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낮에는 출입국관리소 사무실에서 돌보다 밤에는 외국인상담소에 아기를 맡겨야 했던 것. 그는 17일 아기와 함께 러시아로 강제 출국됐다.

상담소 김경태 목사는 "위생환경이 열악한 집단 보호소에서 아이의 젖을 물리게 한 일은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라며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만큼 출입국관리소 측에서 일시보호해제하는 요건을 적극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에는 체임 또는 산재 소송 등 예외적인 경우 보호소에서 일시적으로 풀어주도록 정하고 있다. 김 목사는 이번 사건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반면 출입국관리소 측은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인권침해 논란 자체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보호소가 아닌 관리소 사무실 공간에서 젖을 주도록 협조했고 직원들이 우유와 기저귀까지 사줬다"며 "보호기간도 수일에 불과해 일시보호를 해제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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